사설

[사설] 서울 100년만의 물폭탄…잦아지는 기상이변 대책은 뭔가

입력 2022/08/10 00:03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서울을 집어삼켰다. 8일과 9일 서울·인천·경기와 강원 등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동작구는 8일 하루 강수량이 382㎜로 집계돼 1920년 8월 2일 이후 10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한 달간 서울의 평균 강수량이 348.2㎜라고 하니 한 달 내릴 비가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서초구 등은 빗물 역류로 물바다가 됐고,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8일 강남 일대에서 침수된 차량은 3000여 대에 달한다고 한다. 버려진 차량들로 도로가 쑥대밭이 되면서 9일 출근길도 대혼란이 빚어졌다. 집중 폭우로 인한 사망자도 8명에 달했다.


가로수를 정리하던 구청 직원이 감전사하는가 하면 서울 관악구 반지하 집에서는 일가족이 침수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번 집중호우는 방재 한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갑자기 쏟아진 탓에 재난대응 시스템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정부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강남 일대는 2010년 9월과 2011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인해 물에 잠겼었고 서울시가 이미 배수대책을 이행했다고 했음에도 또 이런 물난리가 벌어졌으니 답답하다. 2015년부터 실시한 하수관거 개량, 빗물펌프장 신·증설, 하천 정비 등은 대체 어떤 기준과 설비용량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단 말인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최근 수년 새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폭우,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월에 덮친 이번 물폭탄도 우리나라 장마 시즌이 6월 말~7월 초라는 통념을 깼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 같은 기상이변이 더 잦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현재의 재난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폭넓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설·설비 기준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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