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비대위 출범에 이준석 가처분 신청, 여당 내분 볼썽사납다

입력 2022/08/11 00:01
수정 2022/08/18 17:59
여당 내분이 법정싸움으로 옮아갔다. 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주호영 의원이 선출되면서 당대표에서 해임될 처지가 된 이준석 대표가 1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주 위원장 선출이 불법이니 그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115명이나 되는 정당이 지도부조차 합의로 구성하지 못하고 법원에서 합법 여부를 판단받을 지경이 됐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당내 갈등조차 스스로 해결 못하고 법원에 맡기는 정당이 국민을 통합하고 이끄는 집권 여당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분 당사자들부터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이 대표부터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는 당내 문제를 대화와 소통으로 풀려고 하지 않았다. 대선 기간 중에도 두 차례나 당무를 거부하고 장외로 뛰쳐나갔다. 수시로 반대편을 조롱하고 모욕했다.


그를 향해 '내부 총질 당대표'라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아예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는 가처분 신청으로 국민 앞에 볼썽사나운 꼴을 만들기보다는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당과 국민은 물론이고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도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의 측근이라고 했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과 한기호 전 사무총장도 비대위 출범에 힘을 실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윤 대통령 측근 그룹 역시 2선 후퇴가 옳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기 위해 이 대표와 당권 싸움을 벌였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윤핵관이 몇 명인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비대위 참여가 어렵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그는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한 달간 부적절한 언행으로 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은 책임이 있다.

지금 국민은 고물가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으며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다. 8일과 9일은 115년 만의 폭우로 18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여당이 국민 앞에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권력 다툼부터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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