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시너통 들고 기업 점거한 화물연대, 이건 노동운동 아닌 테러

입력 2022/08/18 00:01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 서울 본사를 점거했다. 1층에서 회사 경비원의 목을 붙잡아 제압하고는 16일 우르르 본사 건물로 몰려갔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너를 들고 왔으니 경찰이 진입할 생각은 말라"고 위협했다고 한다. 손해배상 청구 철회를 비롯한 화물연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화물질인 시너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협박이다. 이 정도면 정상적인 노조활동이 아니다. 폭력과 파괴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테러 행위나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산업 현장의 불법행위는 용인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허언이 돼서는 안 된다.

화물연대는 지난 7월에는 하이트진로의 이천·청주 공장 앞 도로를 점거했고, 이달 2~4일에는 강원 홍천공장에서 차량 통행을 막았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도로 점거 행위는 정당하지 않다"며 업무 방해를 금지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고, 춘천지법은 화물연대 간부 2명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발부했으나 화물연대의 무법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화물연대가 사측에 끼친 손해는 1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측이 노조원 25명에게 손해배상액으로 28억원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손배 청구가 조합원 개개인에게 엄청난 부담인 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불법행위로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화물연대에 있다. 손배 취하를 원한다면 적어도 불법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측도 불법행위 가담 정도가 낮은 다수 조합원의 경우 업무에 복귀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계약도 유지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지 오히려 테러에 준하는 폭력과 협박으로 억지를 부리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노총의 기업 본사 점거는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2월에는 CJ대한통운 본사를, 7월에는 쿠팡 본사를 점거했다. 현대제철에선 당진제철소의 사장실을 넉 달째 점거 중이다. 공권력이 이런 상황을 무력하게 지켜보고 있으니 노조가 법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 공권력은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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