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러당 원화값 1400원대 추락, 정부 위기관리능력 보여줄 때 [사설]

입력 2022/09/23 00:03
수정 2022/09/2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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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에 표시되고 있다. 2022.9.22 [김호영 기자]

달러당 원화 환율이 22일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까지 뛰어넘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00~3.2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자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미 통화스왑에 관해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망한 탓도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 현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우리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로 한 달 만에 미국보다 낮아진 상태다.


원화값 추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그러잖아도 걱정되는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187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도 걱정이다.

지금은 금리 인상만으로 원화값 추락을 막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에너지와 원자재 등 수입물가 상승으로 무역적자도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인 데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94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14년 만에 통화스왑을 체결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액은 418조원에 달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지 않고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에서 가져다 쓴다면 환율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 통화스왑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번 한미 정상 간 만남에서는 진전된 메시지가 없었지만 올해 5월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외환시장에 관한 긴밀한 협력'을 명시했다. 그런 만큼 지속적인 협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또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 등은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단기 변동성을 적극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안정감 있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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