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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트럼프 '18번의 인터뷰'가 부럽다

이재철 기자
입력 2020.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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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분신과 같은 참모가 있다. 오바마 선거전략을 책임졌던 정치 컨설턴트 데이비드 액설로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퇴임 후에도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민주당에 선거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특히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응원 중이다.

그런데 그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내놓은 신간 '격노(Rage)'를 언급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에게 놀라움의 대상은 우드워드도, 신간 내용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독선과 광기로 가득한 트럼프가 무려 18차례에 걸쳐 우드워드와 만났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는 것이다.

액설로드와 팟캐스트 패널들은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이 정도로 특정 언론과 집중적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터뷰한 사례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늘 자신의 '입' 역할을 하는 매체인 폭스뉴스만 편애하는 듯했던 트럼프가 언론인과 주기적으로 만나 소통하는 반전 매력을 선보인 셈이다.

물론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우드워드를 만난 이유에 대해 "치적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심이 개입됐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매달 평균 두 번 이상 그가 비판적 보도로 유명한 언론인을 응대했다는 건 최소한 껄끄러운 반대 목소리에도 귀를 열어뒀음을 시사한다.

이는 국가 리더가 집단적 확증편향을 경계하고자 반대 목소리(선의의 비판자·Devil's advocate)를 청취해야 하는 의무와 일맥상통한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9명의 관료가 찬성을 해도 1명은 그 논리를 깨는 반대 답변을 제시하는 '10번째 사람' 원칙이 준용돼 왔다.

한국으로 돌아와보자.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현 정부의 소통 의지에 물음표를 던지는 국민이 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태가 터졌지만 청와대는 침묵 모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주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달려가실 게 아닙니다.


국회를 찾고 문 닫힌 기업과 소상공인 점포를 둘러보셔야 합니다. 통신비 2만원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말할 10번째 참모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제부 = 이재철 기자 hummi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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