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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등록금 유흥업소 탕진, 징계도 못한다니

차창희 기자
입력 2020.10.19 00:05   수정 2020.10.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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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 운영자금 중 절반 이상이 학생들 등록금에서 나온다. 일부는 미성년자 딱지를 떼자마자 아르바이트 현장에 갔을 것이고, 대다수는 부모에게 손을 벌렸을 것이다. 이처럼 힘겹게 마련되는 등록금은 학기당 400만원에 달한다.

대학 당국은 매년 등록금 인상을 부르짖었다. 대학들이 주로 내세운 논리는 "등록금 동결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대학이 미래를 위해 투자할 돈은 늘 부족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재원 부족이 등록금 동결 때문만은 아니었다.

최근 교육부가 진행 중인 사립대학 릴레이 종합감사 결과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사용, 전 부총장 딸의 대학원 부정입학 의혹 등 많은 대학들의 불투명한 행정 처리와 각종 비리가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운영자금을 이렇게 허술하게 지출하면서 지금껏 등록금 인상을 주장해온 대학 당국자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교육을 위한 돈인 만큼 한 푼 한 푼이 소중하게 쓰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돈을 함부로 쓴 당사자들을 제대로 징계조차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징계 사유가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3년이 지나면 대학에서 징계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들이 징계 기준을 운영하면서 그 내용을 상위 법령인 사립학교법을 준용했기 때문인데, 사립학교법 66조는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권자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난 경우에는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없도록 했다. 금품 및 향응 수수는 5년, 성폭력 범죄는 10년이다. 해당 기간을 경과하면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없다.

즉 교육부 감사나 내부고발 등으로 인해 각종 징계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결국 3년이 지나면 징계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연세대 감사 결과를 발표한 후 관련 교원들에 대한 경·중징계를 내리라는 처분서를 공개했지만 정작 이후 연세대엔 '징계 시효가 경과했으니 경고 처분을 내리라'는 취지의 감사처분서를 보냈다고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 학계 의견을 수렴해 징계 시효를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관련 입법예고 등 행정절차에 나선 적이 없다.

[사회부 = 차창희 기자 charming9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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