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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무방비로 저출산 쇼크 맞은 대학들

김제림 기자
입력 2021.02.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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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교수들은 여기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총장이나 일부 보직 교수들만 열심히 고민하고 있죠."

대학의 위기에 관한 기사를 준비하던 중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학들 진단이나 전략에 관한 논문, 저서가 거의 없는 이유를 묻자 한 교수가 전한 대학 내부 분위기였다. 저출산으로 인한 구조적인 입학생 감소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대학 교수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연구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올해 많은 대학이 학생 모집 미달을 걱정하게 됐다. 올해 대학교에 진학하는 2002년 출생아 수는 49만7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6만3000여 명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대학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 인구 변화이긴 하지만 사실 19년 전에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그러나 그 오랜 기간 대학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고민, 전략, 대책 마련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

19년 전 예견된 2021학년도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하지 못한 대학들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명이다. 18년 만에 반 토막 이하가 됐다. 지금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들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2020년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39년이면 서울 외에 벚꽃 피는 지역에 대학이 과연 남아 있을까 싶을 정도다. 올해 정시모집 추가 합격까지 해도 인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에 나선 대학교는 162개로, 추가 모집 인원은 2만6129명(종로학원하늘교육 추산)에 이른다.

그동안 대학은 경쟁력 약화 원인을 13년간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돌리며 더딘 내부 개혁의 알리바이로 삼았다. 그러나 이제는 등록금이 전면 자율화된다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대학은 극히 일부일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져 학생들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문제는 대학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을 수 있다. 대학은 그동안 쌓아왔던 지성을 외부 세계 문제가 아니라 자기 문제로 돌려 저출산 쇼크에서의 생존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가 됐다.

[사회부 = 김제림 기자 jael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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