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자24시] 비대면 캠퍼스 4학기가 남긴 것

입력 2021/09/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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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디지털 전환, 혁신적 교수법의 도입,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캠퍼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한 대학가에선 이 같은 자평이 나온다. 대학 관계자들은 지난해 1학기 갑작스럽게 비대면 수업이 전면 도입됐을 때는 등록금 반환 요구가 나올 만큼 학생들이 반발했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되레 비대면 수업을 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현재 상황에 적응한 일부 교수도 이제는 온라인 수업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교육학자들은 대학이 '금단의 열매'를 맛봤다고 한탄한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교육(敎育)은 요원해졌다는 지적이다. 서비스는 수요자의 편리를 고려하지만, 교육은 학생을 고생시키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개인 중심의 비대면 캠퍼스 생활에선 학생들이 참여, 상호작용, 봉사, 팀워크, 리더십 등 성인으로서 사회활동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 상황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신입생들의 자퇴 행렬이 단적인 사례다. 지난해 전국 188개 4년제 대학(사이버대·종교대학 제외)에선 신입생 34만7657명 중 2만666명(5.9%)이 자퇴했다. 서울 39개 대학에선 신입생 자퇴율이 7.1%로 집계됐다. 학생들이 학교 소식을 듣기 위해 접속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반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한 학생은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다시 수능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재학생들도 취업 준비 활동에 집중하는 데 부담감이 덜하다.


학교 수업이야 과제만 제때 제출하고, 시험만 잘 보면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오는 덕분이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재학생의 A학점 취득 비율은 54.7%로, 전년도(33.7%)보다 21%포인트 늘어났다.

비대면 수업의 그늘을 간파한 일부 대학은 캠퍼스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지만, 계획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대학은 '강의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책임은 누가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으로 비대면 캠퍼스 4학기를 보내고 있다.

[사회부 = 문광민 기자 doo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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