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자24시] 장애인이 살 만해야 비로소 선진국

입력 2021/12/08 00:06
수정 2021/12/0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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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확정된 내년도 보건복지부 총예산 중 장애인 복지 예산 비중은 4.2%다. 2013년 장애인 예산이 복지부 총예산의 2.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복지부 전체 예산 증가율에 비해 훨씬 크다. 올해 장애인 체육에 지원된 예산은 기금 수입을 합쳐 1000억원 정도다. 여느 선진국 부럽지 않은 액수다. 6년 전에는 복지 선진국이라는 노르웨이에 앞서 수어를 법적 공식 언어로 인정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가 과거에 비해 매우 개선된 느낌이다.

하지만 국제적 눈높이에서 좀 더 들여다보면 만족스럽지 않다.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장애인 복지 지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93%였다.


우리나라는 0.6%였으며 올해 기준으로도 별반 차이가 없어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4%가 넘는 덴마크나 노르웨이는 차치하더라도 옆 나라 일본(올해 기준 2.09%)보다도 현저히 낮다. 우리나라가 1인당 실질 GDP 등 일부 경제 지표에서 일본을 따라잡았다지만 장애인 복지에 있어서는 격차가 분명하다.

예산 배분 문제도 눈에 띈다. 같은 장애인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발견된다. 농아인들의 경우가 그렇다. 귀가 안 들리는 탓에 언어 자체를 습득하지 못해 말도 잘 못하고 읽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많다. 이렇다 보니 정보 접근이 어렵고 자신들의 권익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가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 쉽지 않다. 이 때문인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일 때가 있다.


예컨대 올해 장애인 체육에 지원된 예산 1000억원 중 농아인들에게 지원된 액수는 3억원으로 전체 액수의 0.3%다. 전체 장애인 중 농아인 비율이 1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비율이 아니다.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도 부족하다. 앞서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공공기관 스스로 법으로 정한 고용률에 미치지 못해 부담금 납부로 혈세를 낭비하는 곳들이 부지기수다.

흔히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4년 전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서며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몇몇 지표로 볼 때 적어도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게 현실이다.

[오피니언부 = 신윤재 기자 shishis11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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