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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소통 꼬여버린 교육부

전형민 기자
입력 2022/08/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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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다(First step in solving any problem is recognizing there is one)."

2012년 방영된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서 인기 뉴스 앵커인 윌 매커보이는 어느 초청 좌담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인정해야 고치고 나아갈 수 있다는 취지의 대사다. 10년 전 이 드라마의 대사가 불쑥 떠오른 것은 최근 교육부의 '오락가락' 행보 때문이다. 교육부가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3월에는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등교 조건으로 코로나19 자가검사를 예고 없이 강행해 학부모의 불만을 사더니, 5월엔 새 정부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6월엔 반도체 인재 양성에 지방이 소외됐다는 원성을 들었고, 급기야 최근에는 설익은 '만 5세 취학' 정책을 내밀었다가 전면적인 국민적 반발에 부딪혔다.

일련의 사건들은 얼핏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관통하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문제의 원인도, 해결의 방법도 '소통'이라는 점이다. 사실 교육부는 다른 어떤 부처보다도 대국민 소통이 중요한 곳이다. 일부 특정 집단이나 업계를 상대하는 타 부처와 달리 국민 모두가 정책의 대상이고, 정책의 효과 역시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전면등교는 집에서 아이들의 자가검사를 해야 하는 학부모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낙마한 김인철 후보자는 왜 여론이 악화되는지 몰랐다. 반도체 인재 양성은 지방대 살리기와 엇박자를 내면서 현장과 교감이 부족했다.


문제는 이렇게 연초부터 소통 부재로 계속 곤욕을 치르면서도 여전히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는 '만 5세 취학' 학제개편 문제로 불똥이 튈까 서로 떠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취임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언론의 질문을 피하다 신발이 벗겨지는 촌극을 빚었다.

이렇게 해서는 쉽게 될 일도 안 된다. 소통부터 돌아봐야 한다. 정책의 얼개가 됐던 백데이터를 공개하고,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론의 대변자인 언론과도 치열하게 논쟁하고 소통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사회부 = 전형민 기자 jeon.hyeongm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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