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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그레이트 한강'에서 보는 선셋도 좋지만…

입력 2022/08/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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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출장차 찾은 싱가포르에서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강 수변에 '런던아이'보다 큰 대관람차를 설치하고 수상무대를 설치해 국제적인 공연과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제2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셋 프로젝트' 보도가 시작된 8일 오후부터 서울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13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상습 침수 지역인 강남대로는 또다시 물에 잠겼고, 하루 만에 8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이번 수해를 두고는 예견된 인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편성된 서울시 수방 및 치수 예산은 약 4202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수방 및 치수 예산이 꾸준히 증가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오 시장은 시간당 최고 100㎜ 폭우가 왔던 2011년에도 수해방지예산 축소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에서 서울 관광의 미래를 보고 왔다고 말하지만 사실 열대성 폭우가 잦은 싱가포르는 적극적인 치수 정책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나라다. 우선 도시 지하에 직경 6m, 연장 45.7㎞의 대심도 터널을 설치해 가동 중이다. 서울시도 2011년 우면산 산사태를 겪으면서 대심도 터널 공사를 계획했으나 이후 예산이 축소되며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는 모든 건물과 지하철 출입구의 턱을 높여 물이 흘러들어가기 어렵게 설계했고, '레인가든' 시스템을 통해 흘러가는 물의 속도를 줄이는 설계도 적용했다.




흔히 물관리의 3대 원칙으로 효율적 수자원 공급을 말하는 이수(利水), 홍수를 방지하는 치수(治水), 맑은 수질을 유지하는 수환경 관리를 꼽는다. 물론 연간 1300만명으로 세계 주요 도시들에 못 미치는 서울 외국인 관광객 수를 수변 랜드마크 설치를 통해 끌어올리겠다는 오 시장의 '선셋' 구상은 기대되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서울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을 먼저 바라봐주길 바란다.

[사회부 = 박제완 기자 greenpea9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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