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자24시] 공시·보도자료도 믿기 어려워서야

입력 2022/08/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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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제약기업 압타바이오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29일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APX-115'에 대한 임상 2상 결과를 공시했고, 공시 내용을 근거로 '임상 2상 성공, 기술수출 청신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는 이틀간 53% 급등했다. 하지만 데이터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고점 대비 30% 넘게 급락했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논란이 된 것은 공시와 보도자료 내용이 달랐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공시에서 '중증 환자'와 약을 제대로 먹은 '약물 순응군' 등에서 치료제의 효능이 입증됐다면서도 "전체 임상 대상자에 대해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에 관한 언급은 뺀 채 특정 그룹에서 효능이 입증됐다는 것을 근거로 임상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임상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는지에 따라 임상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한다. 회사가 공시 내용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임상 관련 공시는 어려운 용어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공시 자체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통계적 유의성 판단 기준인 1차지표 통계값이 11월 미국신장학회 발표 관련 엠바고에 걸렸다는 이유로 미기재된 데다, 세부 결과를 설명하는 문구에 "향후 글로벌 기업 기술 수출에 매우 긍정적" 등 주관적 표현이 여과 없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공시는 미공개 정보 이용을 막기 위해 계약서 등 근거 서류와 공시 내용이 맞는지만 확인한 후 최대한 신속히 공개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공시 관련 검토 시간은 통상 10분 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시 시스템 자체가 속도에 치중해 정확성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정보인 공시와 보도자료마저 있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증권부 = 박윤예 기자 yespy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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