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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는 '달리는 공기청정기', 숨 막힐 땐 '방콕 대신 차콕'

입력 2020.03.18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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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실내 공기 청정 기술 / 사진=볼보, 불스원, 제네시스, 매경DB이미지 크게보기
자동차 실내 공기 청정 기술 / 사진=볼보, 불스원, 제네시스, 매경DB [세상만車-139] 매년 봄이면 불청객이 찾아온다. '독(毒)'을 품은 황사와 미세먼지다. 두 불청객은 바깥에만 머물지 않고 집으로, 자동차로 침투한다. 따라서 봄이 되면 공기 관리에 비상이 걸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개학이 연기돼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덩달아 실내 공기를 관리해주는 공기청정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공기청정기가 코로나19까지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공기청정기를 내놓는 가전 회사들처럼 자동차 브랜드들도 미세먼지가 사회문제가 되자 실내 공기에 공을 많이 들여왔다. 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성능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목적도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공기 청정 기술이 더 발전하고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동차는 방(房)보다 더 작은 폐쇄 공간인 만큼 건강을 위해 실내 환기에 더 신경써야 하는 곳이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에 적용한 공기청정 시스템은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마이크로 에어 필터로 구성됐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는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현재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 네 단계로 알려준다.

현대차 그랜저 공기 청정 기능 /사진=현대차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차 그랜저 공기 청정 기능 /사진=현대차 초미세먼지(1.0~3.0㎛)를 99% 포집할 수 있는 마이크로 에어 필터는 차량 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제네시스 GV80도 실내 공기질에 따라 공기 청정 모드를 자동으로 작동시키고, 바깥 공기를 필터로 두 번 정화해 실내에 쾌적한 공기를 제공하는 공기 청정 시스템을 갖췄다.

기아차도 공조장치 내부의 이온발생기를 통해 에어컨 냄새 및 실내 공기 청정 기능을 수행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를 K9에 채택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할 준중형세단 올뉴 아반떼에도 고급차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기 청정 시스템을 적용한다.

르노삼성도 세균과 유해물질을 제거해 공기를 정화하는 이오나이저를 QM6, SM6에 달았다. 이오나이저는 '릴랙스 모드'를 선택하면 세균이나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제거하는 릴랙스 모드와 음이온을 방출하는 클린 모드로 구성됐다.

르노삼성은 XM3에 동급 최초로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 퀄리티 센서와 컴바인드 필터도 적용했다. 에어 퀄리티 센서는 실내 질소산화물,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 유해물질을 40% 이상 저감시켜준다

수입차 브랜드 중 실내 공기 청정 기술을 적극 개발한 브랜드는 볼보와 재규어 랜드로버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는 S80, S60, V40 등에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실내공기 청정 시스템'을 채택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 꽃가루, 배기가스 분진 등 이물질을 걸러내고 악취도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볼보는 또 '가상 태양광 실험'을 통과한 내장재만 사용하고 있다. 이 실험을 통해 차 내장재가 달궈지면서 두통, 구토, 천식 등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장재를 규제한다.

리모컨 키 문 열림 버튼을 누르면 1분 안에 내부 공기를 외부로 자동 배출시키는 '청정 인테리어 패키지'도 있다. 스웨덴 천식·알레르기 협회는 이 같은 웰빙 성능을 인정해 S80, S60, XC70, XC60, V60, V40 등을 '건강한 환경 구현 차'로 선정하기도 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올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실내 공기 청정 센서와 실내 공기 이오나이저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실내 공기 청정 센서는 외부 습도 및 스모그, 미세먼지 수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오염이 감지되면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공기 순환 장치를 자동 설정한다.

실내 공기 이오나이저는 강한 전극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바이러스, 박테리아, 악취를 제거하고 공기 질을 개선한다. 이 시스템은 공기 중 입자를 이온화해 공기 오염 물질에 달라붙게 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나노 입자의 음이온을 발생시켜 수분을 공급해주는 셈이다.

BMW는 0.0005㎜에 불과한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석면 입자, 질소 산화물 등을 여과해 차량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오리지널 마이크로 필터를 모든 차종에 장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공기정화 시스템을 모든 차종에 적용했다. 먼지필터에서 1차적으로 거른 공기를 차콜 필터에서 2차로 걸러내고 외부에서 악취가 들어오거나 터널 안을 주행할 때는 공기 재순환 모드를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렉서스도 공기 정화와 악취 제거 효과를 지닌 나노-e 음이온 발생기를 LS와 GS 등에 넣었다.

이런 기능이 자신의 차에 없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차량용 공기 정화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마켓에서 미세먼지는 물론 초미세먼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차단해주는 에어컨·히터 필터(캐빈 필터, 향균 필터)와 항균 효과를 지닌 차량용 공기정화기를 구입할 수 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는 공기 정화 능력, 전자파 적합성, 소음 등을 따져봐야 한다. 전자파 적합성을 인증하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FCC, 유럽연합의 통합규격인 CE, 유럽연합의 유해물질 사용제한 규정인 RoHS를 인증받았거나 준수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에어컨·히터 필터 교체 방법 /사진=불스원이미지 크게보기
에어컨·히터 필터 교체 방법 /사진=불스원 사람의 폐(肺) 역할을 하는 에어컨·히터 필터를 교체하는 것도 실내 공기 상태를 개선시킨다. 교체주기는 6개월 또는 1만㎞다. 필터가 심하게 더러워졌다면 수명에 관계없이 바꾸는 게 위생적이다. 불스원이나 보쉬 등은 초미세먼지는 물론 세균까지 제거해주는 제품도 판매한다.

에어컨·히터 필터는 굳이 정비업체를 찾지 않아도 조수석 앞 글러브박스를 통해 '차알못(차를 잘 모르는 운전자)'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서 교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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