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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낚였다“…싼값에 혹하면 혹 붙는 '가짜·미끼 중고차' 감별법

입력 2020.07.29 15:01:00 수정 2020.07.29 17: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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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현대캐피탈, 엔카닷컴] [세상만車-148] 중고차 시장의 고질병인 '가짜 매물'이 또다시 사고쳤다. 정확히 말하면 사고친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제보에 따라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매물 95%가 '가짜 매물'로 밝혀졌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6월 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차량 소재지, 사업자 정보, 시세 등이 부실한 온라인 사이트 31곳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 사이트당 매물 100대씩 총 3096대를 임의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한 결과 중고차 상사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뒤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한 차량은 150대(4.8%)에 불과했다. 나머지 2946대(95.2%)는 가짜 매물인 셈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차량 말소 71대, 번호 변경 304대, 차량번호 조회 불가 24대, 명의 이전 완료 차량(판매 완료 등) 2547대다.

자동차 명의 이전이 완료된 지 1년 이상 지났는데도 사이트에 매물로 게시된 차량은 2390대(81.1%)에 달했다.

실제 있지도 않은 중고차, 실제 매물과 가격이나 상태가 다른 중고차를 싼값에 판매한다고 올린 뒤 다른 차를 비싸게 강매하거나 수고비를 받는 '가짜 매물' 사기 행위는 중고차시장의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미끼처럼 소비자들를 낚아 바가지를 씌우는 목적으로 사용돼 '미끼 매물'이라고도 부른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순화(?)한 용어인 '허위 매물'이라고 표현한다.

가짜 매물 사기꾼들이 애용하는 미끼는 '싼값'이다. 돈이 급해 싸게 판다거나, 경매로 싼값에 매물을 확보했다며 중고차 사이트에 허위 광고를 올린다. 이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에게는 해당 차량이 이미 팔렸거나 자세히 살펴보니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다른 차를 사도록 유혹한다. 소비자가 거절하면 공갈 협박을 일삼는다.

수고비를 요구하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폭력배 같은 일당들이 소비자를 둘러싸거나 차 안이나 사무실에 가둔 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형편없는 매물을 턱없이 비싼 가격에 강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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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엔카닷컴]

◆가짜 매물 제조법

가짜 매물은 '싸고 좋은 차'를 찾는 소비자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 싸고 좋은 차는 있지만 판매자는 중고차 상태를 비교적 자세히 아는 반면 소비자는 그 상태를 자세히 알 수 없는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소비자들은 진짜 싸고 좋은 차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값도 싸고 품질도 좋은 차를 찾는다. 가짜 매물은 그 틈새를 파고들어 활개를 친다.

온라인 중고차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딜러들 경쟁 상대가 같은 시장 내 다른 딜러에서 지역 내 딜러나 인근 도시 딜러로 확대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잘 팔리는 좋은 차를 매입하기 힘들어진 것도 가짜 매물을 확산시켰다.

일부 영세한 온라인 쇼핑몰들이 판매된 매물을 방치하는 상황도 가짜 매물 확산에 일조한다.

매물이 풍부하고, 소비자들이 관심을 끌 만한 차들도 많아야 쇼핑몰 홍보가 된다는 판단에 딜러가 고의든 실수든 남겨둔 가짜 매물을 모른 척해서다. 가짜 매물을 그때그때 솎아낼 인력이 부족하거나 시스템이 없는 것도 방치 이유 중 하나다.

가짜 매물을 조직적으로 만드는 다단계 기획사도 존재한다. 기획사는 인터넷을 이용해 중고차 매매업체를 설립한 뒤 모집책을 뽑는다. 모집책은 다시 피라미드 방식으로 호객꾼을 끌어들인다.

모집책이 고용한 호객꾼들은 중고차 사이트에서 괜찮은 차를 무단 도용한 뒤 본인 매물인 양 올린다. 소비자에게 연락이 오면 모집책에게 연결시켜준 뒤 소개비를 받는다.

모집책은 소비자에게 중고차를 강매한 뒤 기획사가 만든 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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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엔카닷컴]

◆가짜 매물 감별법

일부 가짜 매물은 터무니없는 '헐값'에 나온다. 그러나 가짜 매물을 올리는 딜러들은 의심을 살 수 있는 헐값보다는 싼값을 선호한다.

1000만원대 가짜 매물은 정상 매물보다 200만~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차 상태는 대개 '무사고'나 성능에 문제없는 가벼운 '단순 사고'로 적혀 있고 주행거리도 연식에 비해 짧다고 나와 있다.

이렇게 값싸고 품질 좋은 차가 간혹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나오는 즉시 소비자가 아닌 다른 딜러에게 판매돼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가격이 너무 싸다면 사고나 고장 등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혼자서 수십 대의 매물을 올린 딜러도 의심해야 한다. 딜러 한 명이 이 정도로 많은 매물을 보유하기도 힘들고, 시장에 차를 놔둘 곳도 없다.

다른 딜러 매물을 판매 대행해 준다 하더라도 한 명이 수십 대를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가짜 매물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진에도 흔적이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설명과 다른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가짜 매물을 대량으로 올리는 딜러의 실수로 사진과 다른 내용이 게재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지 않는 사진이 올라와 있거나 차 색상이 사진과 다르게 적혀 있는 게 대표적이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워터마크가 찍혔거나 번호판이 가려진 사진이 올라와 있어도 가짜 매물일 가능성이 있다.

매물 사진이나 소개란에 적혀 있는 중고차 시장(매매단지) 정보와 판매자(딜러)의 지역 정보가 달라도 가짜 매물일 수 있다. 딜러들은 주로 해당 지역 매매단지에 소속돼 활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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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케이카]

◆가짜 매물 피해 예방법

딜러를 만나러 가기 전 성능·상태 점검 기록부와 차량등록증을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받아두면 가짜 매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번호판, 실내외 모습 등을 촬영해 스마트폰으로 보내 달라고 하고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365(www.car365.go.kr)나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이력정보 서비스(카히스토리)로 차 상태나 사고 이력을 확인하면 더 좋다.

기록부와 등록증이 지금 없다며 나중에 보내주겠다고 하거나 사진을 보내지 않는 딜러와는 상대하지 않는 게 낫다.

매매업체 소속 딜러들이 판매하는 중고차는 법으로 정해진 성능·상태 점검을 받은 뒤 매물 사진을 찍어 쇼핑몰에 올리기 때문이다.

가짜 매물 취급 딜러는 상종하지 않는 게 낫다.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차가 있다면 그 차를 보유한 딜러와 만나기 위해 업체를 방문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때 사려던 차가 팔렸다며 다른 차를 권유한다면 교통비가 아까워도 '바로' 자리를 떠야 강매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실제 통화한 딜러가 아닌 다른 딜러가 나와도 가짜 매물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물론 부득이한 상황으로 통화한 딜러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낌새가 이상하면 바로 자리를 벗어나는 게 상책이다.

딜러가 종사원증을 패용하고 있지 않다면 상종하지 않는 게 좋다. 중고차 매매를 하려면 종사원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종사원증을 잃어버렸다거나 주머니에게 꺼내 잠시 보여준 뒤 다시 감추듯 넣으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있다.

종사원증이 있다고 무조건 안심해서도 안 된다. 다른 딜러의 종사원증이거나 위조 종사원증일 수도 있어서다. 종사원증에 적혀 있는 발급기관(중고차 단체) 사이트에 들어가면 종사원증 번호로 정식 딜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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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현대캐피탈]

◆가짜 매물 청청지역

가짜 매물 피해를 줄이거나 가짜 매물 자체가 없는 청정지역도 있다.

기업형 자동차 유통 플랫폼인 엔카닷컴(구 SK엔카닷컴)은 2007년 업계 최초로 가짜 매물 단속 프로그램 '클린엔카'를 도입했다.

엔카닷컴은 실시간으로 가짜 매물을 모니터링하고 가짜 매물 단속 전담팀을 운영한다. 숨어 있는 가짜 매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소비자를 가장한 미스터리 쇼퍼 활동도 벌인다.

엔카닷컴은 가짜 매물 피해를 차단할 수 있는 엔카홈서비스도 선보였다. 제휴 딜러 차량을 대상으로 사고 유무, 등급, 옵션 등을 진단한 뒤 엔카홈서비스에 올린다.

소비자는 엔카홈서비스에서 구입하고 싶은 차량을 발견하면 전문 어드바이저와 상담을 거쳐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딜러와 만날 필요가 없다. 엔카닷컴은 업계 최장 환불 서비스인 '7일 책임환불제'도 도입했다.

직접 보유한 차량을 판매하고 품질도 보증해주는 중고차 기업, 수입차 브랜드, 금융회사도 있다. 단, 매물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케이카(K car)는 직접 매물을 매입한 뒤 상품화를 거친 직영차를 판매한다. 자체 상품이기에 가짜 매물이 존재할 수 없는 청정지역이다.

케이카는 비대면 중고차 구매 서비스 '내 차 사기 홈서비스'를 운영한다. 희망 배송일과 원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오전 11시 전에 온라인 구매 절차를 완료하면 당일 오후에 받아볼 수 있다. 구매 후 3일 동안 구입한 차량을 타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받을 수 있는 '3일 환불제'도 이용할 수 있다.

'명품 중고차'라 부르는 인증 중고차도 가짜 매물 피해를 줄여준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재규어 랜드로버, 폭스바겐, 볼보, 포르쉐 등이 정밀 검사를 거쳐 품질을 보증해주는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국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리스와 장기렌터카 이용자들이 반납한 현대·기아차 차량 사고 이력을 분석한 뒤 A~E등급으로 구분한다.

이 중 무사고(A)와 경미사고(B)에 해당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총 10개 영역, 233개 항목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를 통과한 차량에 대해 흠집 제거와 타이어·배터리 교환, 고급 광택, 실내 항균, 클리닝 절차를 거쳐 상품 가치를 높이고 최종적으로 등급을 부여해 판매한다.

현대캐피탈도 비대면 구매 시스템인 '온라인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증 중고차를 한정 기간 동안 할인 가격에 제공한다. 구매한 차량은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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