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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건축의 아이콘, 퐁피두 센터

입력 2020.09.13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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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복합문화시설인 조르주 퐁피두 센터 앞 광장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퐁피두 센터는 건물 안쪽에 있었던 건축 요소들을 밖으로 노출시킨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건물 외벽을 타고 하나로 연결돼 있는 독특한 구조다. /사진=송경은 기자이미지 크게보기
프랑스 파리의 복합문화시설인 조르주 퐁피두 센터 앞 광장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퐁피두 센터는 건물 안쪽에 있었던 건축 요소들을 밖으로 노출시킨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건물 외벽을 타고 하나로 연결돼 있는 독특한 구조다.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14] 카페와 상점들이 즐비한 프랑스 파리 4구 보부르 구역의 오래된 거리를 지나 뒷골목에 들어섰다. 골격을 그대로 드러낸 채 서 있는 조르주 퐁피두 센터는 고전적인 유럽 도시 풍경을 보란 듯이 깨부쉈다. 철근 구조는 물론 배수관과 가스관, 통풍구가 그대로 밖에 나와 있었다. 마치 건물 혈관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구조물 사이사이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색깔들은 파리 한가운데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국립 현대미술관이자 복합문화시설인 퐁피두 센터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조르주 퐁피두의 이름을 딴 것으로 1977년 지어졌다. 디자인과 건축, 사진, 뉴 미디어 분야 등 7만여 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매년 20회 이상 전시회를 연다.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공연, 춤, 연극, 영화 등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퐁피두 센터 맞은편(왼쪽). 퐁피두 센터의 환풍구는 센터 앞 광장 가장자리에 노출돼 있다. 오른쪽은 환풍구 뒤에서 바라본 퐁피두 센터. 구조물 사이로 건물의 알록달록한 색깔이 보인다. /사진=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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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 맞은편(왼쪽). 퐁피두 센터의 환풍구는 센터 앞 광장 가장자리에 노출돼 있다. 오른쪽은 환풍구 뒤에서 바라본 퐁피두 센터. 구조물 사이로 건물의 알록달록한 색깔이 보인다. /사진=송경은 기자



프랑스 샤를 드골 정부의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는 파리의 도쿄궁전 자리에 20세기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만들고자 했다. 이후 이 계획은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에 의해 실현됐다. 퐁피두 대통령은 파리를 미국 뉴욕과 같은 현대 예술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1971년 파리 중심부에 지을 복합문화시설을 국제 설계 공모에 부쳤다. 당시 이탈리아의 젊은 건축가였던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한 파격적인 디자인이 당선되면서 지금의 퐁피두 센터가 탄생하게 됐다.

퐁피두 센터가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전까지 건물 안에 숨겨 뒀던 구조물이나 자원 순환을 위한 파이프 등 기능적 요소들을 밖으로 꺼내 디자인 소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건축에서는 모든 것이 보여야 하고 어떤 것도 숨겨져선 안 된다는 철학이다. 이는 노출 콘크리트와 같은 현대 건축기법에도 녹아 있다.

퐁피두 센터는 건물을 이루는 시설들이 원심 분리된 것처럼 건물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데 광장 쪽 파사드(Fa?ade·건물의 정면)에는 에스컬레이터, 출입구 등 사람들 동선을 이끄는 시설들이, 반대편인 뒤쪽 파사드에는 배수관 파이프 같은 건물 운영에 필요한 기술적인 시설들이 한데 모여 있다. 이렇게 양 파사드에 시설을 모아두고 건물의 각 층은 완전히 빈곳으로 만든 것이다. 렌조 피아노는 "모든 층은 완전히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 알려졌던 형태든 새로운 형태든 모든 형태의 문화 활동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73년 만들어진 퐁피두 센터 설계 모형. 왼쪽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동편이고 오른쪽은 반대편인 서편이다. 동편에는 사람들의 동선과 관련된 시설이 모여 있고 서편에는 배수관 파이프 같은 건물 시설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조르주 퐁피두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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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만들어진 퐁피두 센터 설계 모형. 왼쪽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동편이고 오른쪽은 반대편인 서편이다. 동편에는 사람들의 동선과 관련된 시설이 모여 있고 서편에는 배수관 파이프 같은 건물 시설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조르주 퐁피두 센터



한편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피아노와 로저스는 훗날 세계적인 건축가 반열에 올랐다.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로 꼽히는 피아노와 로저스는 각각 1998년과 2007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하이테크 건축은 최신 공학기술을 활용해 트러스 구조처럼 건물을 구성하는 골조 단위를 반복 접합해 의장 요소로 활용하는 건축 양식을 말한다. 피아노의 대표작으로는 영국 런던의 고층 빌딩인 '더 샤드'와 미국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그리스 아테네의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재단 문화센터 등이 있다.

로저스는 영국 런던의 '로이드 빌딩'과 세계 최대 규모 돔인 '밀레니엄 돔' 등을 설계했다. 지난 6월 여의도에 완공된 '파크원'도 로저스의 작품이다. 건물 외벽의 빨간색 트러스 구조가 특징적인 디자인으로 꼽힌다. 높이 333m의 72층 빌딩인 파크원의 연면적은 62만9047㎡로 축구장 88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여의도 랜드마크 시설인 IFC몰의 1.3배, 63빌딩의 4배에 이른다.

퐁피두 센터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내부. 1층에는 안내센터와 매표소, 기념품 부티크 등이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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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내부. 1층에는 안내센터와 매표소, 기념품 부티크 등이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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