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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안 속여요?"…벤츠 볼보 포르쉐 인증 중고차 장단점 살펴보니

입력 2021/04/08 10:03
수정 2021/04/14 09:10
브랜드가 품질 인증, `명품 중고차` 대접
신차 버금가는 품질 보증과 서비스 장점
`무사고차` 위주 판매…매물 부족은 단점

수입 인증 중고차 점검 장면과 전시장 [사진 출처=벤츠, 포르쉐, 볼보]


[세상만車-167] # 강기민 씨(가명)는 볼보 XC60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강씨가 계약을 주저하자 딜러는 인증 중고차를 권유했다. 강씨는 난생처음 사보는 수입차를 중고로 구입하기 꺼렸지만 볼보 인증 중고차 매장을 방문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출고된 지 2년이 좀 넘었지만 상태와 품질보증이 신차에 버금갔기 때문이다. 1년간 기다릴 필요가 없는 데다 신차를 살 때보다 1000만원 정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수입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가 직접 판매한다. 신차 전시장에 버금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전시장에서 전문 딜러와 상담하며 중고차를 고를 수 있다.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보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인증 중고차를 '명품 중고차'라고 부르는 이유다.
2003년 크라이슬러가 첫 도입…BMW가 시장 주도



BMW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 제공=BMW]


인증 중고차는 2003년 FCA 전신인 크라이슬러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그러나 매물 부족과 시스템 미비로 유야무야됐다. 뒤이어 BMW가 2005년 진출했다. 2010년 이전에는 연간 거래 대수가 1000대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인증 중고차 공급이 원활해지고 덩달아 수요도 증가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전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 포르쉐,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인증 중고차를 선보이고 있다.

인증 중고차 시장은 2015년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수입 인증 중고차 시장을 성장시킨 주역인 BMW(MINI 포함)는 현재 32개에 달하는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인증 중고차를 처음 판매했던 2005년에는 판매 대수가 86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1129대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만848대를 팔았다. 2017년 이후 4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했다. 올 1~3월 판매 대수는 3031대다.

벤츠 인증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 제공=벤츠]


벤츠는 사업 개시 연도인 2011년에는 450대를 판매했을 뿐이지만 5년 뒤인 2016년에는 판매 대수가 2640대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750대를 팔았다. 올해 1~3월에는 23개 전시장에서 2200대를 판매했다.

2015년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선보인 아우디는 지난해 11개 전시장에서 4415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657대를 판매했다. 전년(813대)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재규어랜드로버는 1758대, 렉서스는 1148대를 판매했다.

후발 주자인 볼보는 2018년 24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5배 이상 증가한 663대를 팔았다.
기존 중고차 시장 불신 발판삼아 성장



포르쉐 인증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 제공=포르쉐]


인증 중고차 인기 비결은 중고차 아킬레스건인 '신뢰'와 '품질'에 있다.

수입차 브랜드가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이고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허위·미끼 매물에 당하지 않는다. 호객꾼이나 악덕 딜러에게 바가지를 쓰거나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없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불신이 인증 중고차 시장을 키웠다.

품질도 인증 중고차의 장점이다. 인증 중고차는 중고차 매매 업체들이 내놓는 중고차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출고된 지 6년 이내 무사고 차량(생활 흠집, 범퍼·도어 단순 교체 포함)이나 단순 수리 차량 위주로 판매하는 데다 흠집을 없애고 소모품을 교체하는 '상품화'를 거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증 중고차 브랜드 대부분은 1년 2만㎞ 무상 보증 서비스도 제공한다.

벤츠는 공식으로 수입한 차 중 6년 15만㎞ 이내 무사고 차만 판매한다. 무사고 차라고 그냥 파는 건 아니다. 엔진, 차체 하부, 실내 기능, 도장, 휠, 브레이크, 소음 및 진동 등 198개 항목을 정밀 점검한다. 부품 교환이 필요할 때는 순정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한다.

BMW는 출고된 지 5년 10만㎞ 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내·외장, 엔진·동력계통, 배기 시스템 등 총 72개 항목의 정밀 점검을 거친 뒤 매물로 내놓는다. 1년 2만㎞ 무상 보증도 적용한다.

재규어 랜드로버 인증 중고차 매장 [사진 제공=재규어 랜드로버]


재규어랜드로버는 165가지 항목을 검사한다. 공식 테크니션이 주행 테스트를 통해 차량 성능을 다시 점검한다. 판매된 인증 중고차에 대해서는 신차 보증 프로그램에 준하는 보증 수리 서비스를 1년간 적용한다. 1년간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렉서스도 191개 항목을 검사한 뒤 품질이 우수한 중고차만 골라 판매한다. 1년 2만㎞ 연장 보증도 제공한다.

아우디도 101가지 성능을 점검한 뒤 상품가치를 높인 차량만 판매한다. 구매자에게는 세세한 정비 내역과 주행거리 이력 등을 모두 제공한다. 폭스바겐은 5년 10만㎞ 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88개 품질 기준을 통과한 차량만을 매입해 판매한다.

볼보도 6년 12만㎞ 미만 차량을 대상으로 180개 항목을 검사한 뒤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1년 2만㎞ 무상 보증 서비스도 제공한다. 판매 뒤 7일 또는 700㎞ 이내 차량에서 결함이나 주행 중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전액 환불해준다.
대기 없이 바로 구입 가능, 가심비도 높아



볼보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 제공=볼보]


신차처럼 주문한 뒤 몇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도 없다. 바로 사서 바로 탈 수 있다. '안전 대박'으로 수요가 급증한 볼보의 경우 신차로 사려면 세단은 6개월 이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8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반면 인증 중고차로 구입하면 바로 탈 수 있다.

홍기한 볼보 인증 중고차 김포전시장 팀장은 "신차를 계약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인증 중고차를 대신 사러 왔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현재 전시장에는 2년 이내 차량이 많은데, 품질은 신차 수준인데 구입비도 아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BMW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 제공=BMW]


인증 중고차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사고 차량이나 단순 수리 차량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매물이 부족하다. 원하는 차를 바로 사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가격도 중고차 시장보다는 높게 형성된 편이다.

수입차 업계는 인증 중고차 가격이 비싸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 중고차는 일반 중고차 시장에서도 몸값이 높은 무사고 차량 위주로 판매한다"며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부품은 교체하는 상품화 과정을 거치고 품질보증까지 해주기 때문에 비싼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수리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인증 중고차가 오히려 일반 중고차보다 더 저렴할 수도 있다"며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것도 인증 중고차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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