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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순간, 우리 아빠 엄지척"…특급 전기차, 패밀리 슈퍼카로 진화 [세상만車]

입력 2022/07/16 09:01
포람페보다 뛰어난 패밀리 슈퍼카
EV9·아이오닉7, 패밀리 SUV 미래
집도 절도 필요없는 달리는 사랑방

콘셉트 EV9과 세븐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세상만車] 아빠·엄마는 자녀에게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자녀에게만큼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슈퍼맨·원더우먼이 되고 싶어 한다.

슈퍼맨·원더우먼 콤플렉스를 지닌 아빠·엄마에게 사랑받는 차는 럭셔리 세단도, 멋진 포람페(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 슈퍼카도 아니다.

가족 모두를 태우고 바리바리 짐을 싣고 어디든 갈 수 있는 큰 차가 '패밀리 슈퍼카'로 사랑받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는 '차박(차+숙박)'에도 제격이다.

덩치 큰 슈퍼카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아빠·엄마는 가족에게는 슈퍼맨·원더우먼이다.

국내에서 패밀리 슈퍼카 시장을 이끈 차종은 미니밴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대표주자는 각각 기아 카니발과 현대차 팰리세이드다. 다만 카니발은 힘과 전천후 주행성능이, 팰리세이드는 탑승 공간이 상대적으로 열세다.

진짜 패밀리 슈퍼카 시대 개막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출처=현대차]


다른 브랜드보다 실내공간을 넓게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공간 마술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대형 SUV를 '진짜 패밀리 슈퍼카'로 바꿔놓을 해결책을 발견했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차량 공간을 차지한 엔진, 변속기, 연료탱크가 없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면 차체 바닥도 편평하게 만들어 공간 활용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또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용량이 커지면서 소형급에 머물렀던 차체를 이제는 중형급을 넘어 대형급까지 키울 수 있게 됐다.

기존 미니밴이나 대형 SUV로는 2% 불편했던 '차박' 능력을 강화해 집도 절도 필요없는 '달리는 사랑방'으로 거듭났다.

콘셉트 EV9 [사진출처=기아]


현대차그룹은 패밀리 슈퍼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아 EV9와 현대차 아이오닉7을 선봉에 세웠다. 기아 EV9은 내년 4월, 아이오닉7은 2024년 국내에 출시된다.

두 차종 모두 기아 EV6,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60에 적용해 공간활용 능력을 인정받은 전용 플랫폼 E-GMP를 채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5일부터 24일까지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두 차종의 콘셉트카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패밀리 슈퍼카 시대' 개막을 알렸다.

콘셉트 EV9, 디자인도 공간도 예술

부산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EV9 [사진출처=기아]


콘셉트 EV9는 전장×전폭×전고가 4930×2055×1790㎜다. '국가대표 패밀리카' 카니발(5155×1995×1775㎜),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5000×1990×1750㎜)보다 짧지만 넓고 높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100㎜다. 텔루라이드(2900㎜)는 물론 카니발(3090㎜)보다 길다. 그만큼 실내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상하좌우로 곧게 뻗은 외관은 실내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3열 SUV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번 충전하면 500㎞ 정도를 달릴 수 있다. 350㎾급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

전면부는 내연기관차 그릴을 대체하는 차체 색상의 패널과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타이거 페이스를 구성했다.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패널 양 끝에서 안쪽으로 점진적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의 '스타 클라우드 패턴'을 적용해 차체가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후드에는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솔라 패널을 적용했다. 차량 지붕에는 수납형 루프 레일을 적용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루프의 일부처럼 아래로 내려 공기역학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부산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EV9 [사진출처=기아]


실내는 '달리는 사랑방'이다. 탑승자가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했다.

압권은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3가지 실내 모드다.

'액티브 모드'는 내연기관 SUV나 미니밴처럼 1~3열 좌석이 전방을 향한다.

'포즈 모드'를 선택하면 3열은 그대로 둔 채 1열을 180도 돌려 차량 전방으로 최대한 당기고 2열 시트를 접어 탁자처럼 활용할 수 있다.

탑승자들은 라운지에 있는 것처럼 1열과 3열에 마주 앉아 대화하거나 창밖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엔조이 모드'로 전환하면 3열을 180도 돌리고 테일게이트를 열 수 있다. 3열에 앉아 차량 외부를 보며 쉴 수 있는 모드다.

3열 측면에는 컵 홀더,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물품을 붙일 수 있는 자석 레일과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아웃렛을 적용했다.

팝업(Pop-Up) 스티어링휠은 별도 제품처럼 실내에서 구분됐던 기존 스티어링휠과 다르게 크래시패드 형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운전석과 동승석 탑승자를 모두 배려한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도 탑재했다.

세븐·아이오닉7, 방콕 대신 차콕

부산모터쇼에 출품된 세븐 [사진출처=현대차]


세븐 크기도 EV9와 비슷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4995×1975×1750㎜)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0년 8월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선보이면서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를 조합한 차명 체계를 도입했다.

세븐을 바탕으로 2024년 출시하는 대형 전기 SUV 차명은 '아이오닉7'으로 정했다.

세븐도 EV9처럼 350㎾급 초급속 충전 방식을 적용했다. 20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500㎞가량 주행할 수 있다.

세븐은 각진 매력을 발산하는 EV9과 달리 'SUEV(Sport Utility Electric Vehicle)' 디자인을 추구했다.

공력 효율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순수한 조형미를 통해 전형적인 SUV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실루엣을 연출한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낮은 보닛 전면부터 루프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곡선과 긴 휠베이스로 세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비율을 구현했다.

부산모터쇼에 출품된 세븐 [사진촬영=최기성]


세븐은 아이오닉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연결하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헤드램프, 리어램프 등에 적용했다.

23인치 휠에 내장된 액티브 에어 플랩(AAF)은 주행 상황에 맞게 에어 플랩(공기 덮개)을 통해 공기 흐름을 제어해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세븐 내부는 유선형 루프라인, 3200㎜의 긴 휠베이스, 3열까지 이어진 플랫 플로어로 공간을 넓혔다.

우드 소재와 패브릭 시트 등으로 집 거실과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이동식 콘솔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가전제품처럼 디자인됐다.

운전석 쪽에 하나의 도어, 조수석 쪽에 기둥이 없는 코치 도어를 적용했다. 비대칭적인 도어 배치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한다.

아이오닉7으로 진화할 세븐 [사진출처=현대차]


차량 루프에 설치된 77인치 비전루프 디스플레이는 멀티스크린을 통해 탑승자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달리는 영화관'이 된다.

운전석에는 수납돼 있다가 필요할 때 위로 올라오는 전자 변속기 '컨트롤 스틱(Control Stick)'을 적용했다.

180도 회전을 비롯해 앞뒤 이동이 가능한 2개의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와 1개의 라운지 벤치 시트는 운전 모드, 자율주행 모드 등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배열할 수 있다.

아이오닉5처럼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를 차량 외부에서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탑재했다.

세븐의 양산모델인 아이오닉7은 방콕(방에서 콕 박혀 지내는 상태) 대신 차콕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웰빙·힐링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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