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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멘붕에 빠뜨린 삼성고시(GSAT) 수학문제

입력 2020.06.29 15:01:00 수정 2020.06.30 14: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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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96] 한국에서 삼성고시로 불리는 GSAT는 늘 세간의 화제가 됩니다. GSAT란 삼성이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삼성직무적성검사인데 한마디로 삼성을 가기 위한 '수능' 같은 개념입니다. 공채로 삼성그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관문입니다. 그래서 GSAT만 전문적으로 대비하는 문제집도 있고, 심지어 관련 요령을 알려주는 온라인강의가 있을 정도이지요.

그런데 GSAT가 화제인 것은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베트남에서도 GSAT는 늘 화제입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는 현지 대졸자 2000여 명이 GSAT에 응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현지 법인에 입사하기 위한 베트남 대학생들이 시험을 치른 것입니다. 지원자 6000여 명 중 서류 심사를 거쳐 2000명을 상대로 시험을 치렀다고 하는 군요.

코로나19가 한창인 가운데 한국에서는 지난 5월 GSAT를 온라인으로 치른 바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GSAT는 오프라인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베트남에서는 약 두 달간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식당 골프장은 물론 가라오케 등 시설까지 전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사실상 베트남에서는 지금 코로나 공포는 물 건너갔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겁니다.

베트남에서 삼성이 GSAT를 치른 것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기업 중 신입사원 공채를 시행하는 건 삼성이 아직까지는 유일합니다. 작년까지 누적 기준으로 19만여 명이 GSAT에 지원했고 이 중 6만명가량이 GSAT에 응시했다고 하네요. 그중 1만4000여 명이 사원으로 뽑혔고요.

한국에서 수능이 끝나면 늘 어려웠던 문제가 화제에 오릅니다. GSAT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올해 시험에서는 소금물 문제가 화제에 오른 모양입니다. '5% 소금물에 소금 40g을 넣었더니 25%의 소금물이 됐다. 이때 처음 5% 소금물의 양은?'이란 문제가 수험생 입장에서 골치를 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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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베트남 GSAT도 시험이 끝나면 비슷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화제가 된 문제가 미디어를 타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올해 베트남에서는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문제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에서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이 문제를 홈페이지에 노출시켰을 정도이니 얼마나 관심이 뜨거운지를 알 수 있습니다. 베트남어를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인가요?

삼성이 베트남에서 GSAT를 실시하며 대규모 공채인력을 뽑고 있는 것은 공채를 실시할 만큼 인력을 많이 뽑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삼성에서 일하는 대졸 출신 삼성 직장인들은 베트남에서 나름 '엘리트' 취급을 받으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게 일상이지만 여타 직장 대비 꽤 쏠쏠한 월급을 자랑하는 삼성 직원들은 4~5년 넘게 일한 이후 할부를 끼고 차량을 구매할 정도로 높은 구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베트남에서 일하는 삼성 직원들이 활약이 베트남 중산층의 폭을 넓히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얘기죠.

과거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미국 여행을 다니는 한국인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듯이 지금은 삼성에서 일하고 종종 한국으로 여행을 다닐 형편이 되는 삼성직원들이 베트남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리부터 베트남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베트남을 주요 생산기지 중 하나로 격상시킨 삼성의 예지력은 인정해줄 만한 듯합니다.

그리고 삼성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몰려가자 신한 우리 KB국민 기업 등 한국계 은행이 베트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김앤장 태평양 광장 등 대형 로펌 역시 이미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입니다. 한마디로 한국계 기업에서 밥을 먹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인 상사 밑에서 일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추후 진급을 위해서라도 간단한 한국어 몇 마디는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냉정하게 말해 한국어가 국가 차원에서 영어 바로 다음으로 중요한 언어로 인식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베트남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맹활약한 결과입니다.

물론 코로나 이후 한국과 베트남 사이 국민감정이 전과 같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진출 전략 차원에서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집토끼' 베트남의 지정학적 가치는 당분간 주가를 높일 듯합니다. 한국 입장에서 베트남을 어떻게 최대한으로 활용해 국익을 증진할 수 있을지 여전히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노이드리머(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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