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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접한 북쪽 빼고 동서남 방향 모두 군사 작전 벌어진 터키

입력 2020.10.05 15:01:00 수정 2020.10.06 09: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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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입고 군부대 시찰에 나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미지 크게보기
군복을 입고 군부대 시찰에 나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군사AtoZ 시즌2-41] 이슬람권의 맹주를 꿈꾸고 있는 터키가 동쪽에서 발생한 전쟁에 또다시 뛰어들 참이다. 북쪽에 접한 흑해를 제외하고 이미 남쪽 서쪽 방향으로 팽창을 위해 군사력를 동원한 터키는 이제 동쪽에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에서 군사 활동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지난달 27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교전을 시작하자 바로 다음 날 "터키는 모든 자원과 마음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은 언어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고 서로 형제국가로 여기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국기에는 범튀르크주의(Pan-Turkism) 의미도 포함돼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영토 안에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르메니아가 통제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인 데 반해 아르메니아는 기독교(러시아 정교) 국가이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정권이 추구해왔던 세속주의(정치에서 종교 영향을 배제하는 것)를 폐기하고 이슬람 교리에 기반한 정책을 사회 곳곳에 적용하고 있다. 터키를 이슬람 국가로 이끌며 장기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형제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적극 지원하며 과거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뚜렷히 드러내고 있다. 주변국을 상대로 영향력 확대를 지속하고 있는 터키가 아제르바이잔 지원에 나서자 주변국들은 일제히 우려를 나타내며 견제에 들어갔다. 아르메니아와 가까운 러시아는 물론 서방국가도 구두 개입에 나섰다.

지난 2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양국은 통화 직후 군사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지역에서 친터키계 중동(리비아, 시리아) 전투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아르메니아 편을 들어준 나라는 이뿐이 아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아르메니아 총리와 통화를 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외국 전투원 즉 터키의 지원을 받는 중동 출신 전투요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터키가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무장단체를 지원해왔고 이번에 아제르바이잔에서 전쟁이 일어나자 이 지역으로 이들을 불러들였다는 게 러시아와 프랑스의 분석인 셈이다.

터키가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을 눈여겨보던 이란도 빠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 2일 외교장관 간에 전화 통화를 하고 친터키 세력의 활동에 공동의 우려를 표시했다.

터키는 지난해부터 남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펼쳐왔다. 당시 시리아를 지원하던 러시아는 터키와 직접 충돌을 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옛 소비에트연방 소속이었던 아르메니아가 터키의 압박에 놓이자 개입에 나선 것이다. 터키는 서쪽의 지중해 건너 그리스와 해양자원 개발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그리스 입장에 동조한 프랑스는 전투기와 함정을 동지중해에 파견해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에 따르면 터키는 2005년에 군사력 순위가 20위였으나 2년 뒤에는 10위권에 진입했다. 그후에 세계 6위(2011년)의 군사 강국으로 평가받기도 했고 지속적으로 10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터키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K-2 전차를 기술 도입 형식으로 구매하고 K-9 자주포도 사가는 등 지상전력을 강화했고 자체 개발 프로젝트(TFX)를 통해 전투기 국산화에서 나서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 시절을 합하면 18년 동안 터키를 이끌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임기제한을 완화해 30년 장기집권의 길을 닦아 놓았다. 2016년 터키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진압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은 더욱 굳건해졌다. 터키는 지난 십수년간 꾸준히 군사력을 키워오며 지역 갈등의 축으로 떠올랐다. 터키의 '굴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주변국에서는 "재래식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터키가 핵 개발을 하고 있는 이란보다 지역 안보에 더 위협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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