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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간식거리 하나가...최고의 직원 복지가 될 수 있는 까닭

입력 2020.11.16 06:01:00 수정 2020.11.17 0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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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템 서비스를 이용해 설치된 한 회사의 사내 카페테리아 모습 /사진출처=토템 홈페이지이미지 크게보기
토템 서비스를 이용해 설치된 한 회사의 사내 카페테리아 모습 /사진출처=토템 홈페이지 [비즈니스 인사이트-312] '오늘 점심에는 무엇을 먹을까?'

이는 직장인들이 날마다 갖는 행복하면서도 가끔은 짜증 나는 고민 중 하나다. 구내식당이 있고 정해진 점심 메뉴가 있을 땐 선택하는 데 고민을 덜 수 있지만, 구내식당이 없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매일 점심식사를 하러 어디를 가 무엇을 먹을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예상보다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점심이 아니더라도, 간식을 먹고 싶을 때 어느 편의점에 가서 간식을 살지도 역시 고민거리가 된다.

하지만 이는 직원들의 고충만이 아니다. 회사 역시 직원 복지혜택(perks)을 위해 구내식당 혹은 사내 카페테리아 등의 설치 여부를 고민한다. 대표적으로 구글에는 직원들이 무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내 카페테리아가 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구글 같지도 않고 이 정도로 회사 규모가 크지도 않다. 소규모 회사는 '구글처럼 직원 수가 많지 않은데, 직원 복지혜택으로 사내 카페테리아를 제공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질 수 있다.

프랑스의 엔지니어 피에르 갈레(Pierre H Gallet), 스테판 드 라베르뉴(Stefan de Lavergne), 라파엘 드 라베르뉴(Rafael De Lavergne)는 사내 카페테리아 관련한 회사의 고충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바로 그들이 공동설립하고 2017년 파리에서 론칭한 스타트업 '토템(Totem)'이다. 토템은 고객사들을 위한 '사무실용 미니 카페테리아'를 설치해 식음료를 제공한다. 현재 파리에 있는 회사 100개 이상이 토템 서비스를 사용한다.

토템은 일종의 구독 서비스다. 매월 회사들은 토템에 구독료를 지불한다. 공동설립자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드 라베르뉴가 2018년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미디엄'에 쓴 글에 따르면, 토템이 제공하는 간식 냉장고의 이용료(1주일 기준)는 약 40유로다(물론 각 고객사가 주문하는 간식 아이템과 주문량에 따라 이용료는 다르다). 해당 냉장고는 주스, 차, 커피 등으로 채워진다. 냉장고를 포함해 커피 제조 바, 휴게실(앉는 공간) 등이 포함된 카페 공간을 설치하는 데는 약 2만유로(약 2600만원)가 든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내에 카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약 2만유로를 투자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토템은 다른 사내 카페테리아 서비스 제공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사용료가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내 카페테리아 서비스 회사는 해당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을 두고 인건비 역시 청구하지만, 토템의 서비스는 일하는 직원을 따로 두지 않는다. 대신 토템과 고객사의 모든 거래는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공동설립자들이 엔지니어라는 장점을 살려, 토템은 복잡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고객사들이 간단하게 온라인으로 주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령 A회사가 토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자사 직원 수와 원하는 간식들의 물량만 온라인으로 작성하면 된다.

아직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토템은 큰 야망을 갖고 있다. 최근 유럽 스타트업 전문지 '시프티드(Sifted)'와의 인터뷰에서 드 라베르뉴 CEO는 "토템의 목표는 고객사 근처 슈퍼마켓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의 판매가보다 더 저렴하게 식료품들을 선보여 직원들이 간식을 사러 회사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되게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토템의 근본적인 설립 이유는 아니다. 토템 사업을 론칭하기 전 공동 설립자들은 고용주들과 직원들 수백 명을 인터뷰해 이들이 원하는 복지혜택에 대해 조사했다. 드 라베르뉴 CEO가 또 다른 '미디엄' 글에서 썼듯이, 조사 결과 직원들이 원하는 복지혜택은 사무실에서 적용 가능한 혜택이었다. 더불어 직원들은 음식을 사랑한다는 사실도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공동설립자들이 '무료 음식 제공이 회사에 가장 좋은 투자수익률을 안길 수 있는 직원 복지 혜택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토템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회사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직원 복지혜택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현 위기 상황에서 결국 회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은 직원이다. 당장의 비용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는 대신, 토템 CEO가 말했듯이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좋은 무료 음식 제공을 고려하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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