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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주연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브랜드 선구자가 돼다

입력 2021.01.11 06:01:00 수정 2021.01.11 16: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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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레이놀즈/사진=연합뉴스이미지 크게보기
라이언 레이놀즈/사진=연합뉴스 [비즈니스 인사이트-320] '자사는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의 개인적 재미를 위해 영화, TV 시리즈를 만들고 칵테일을 제조한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는 가끔씩 대중에게 공개된다.'

어떤 회사에 대한 소개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읽었는데 이처럼 소개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런 엉뚱한 회사 소개는 상상이 아니다. 2018년 미국에서 설립된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Maximum Effort Productions)'이라는 광고 ·마케팅 영상 제작 회사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자사 소개 글이다. 이 회사는 '데드풀'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사실 레이놀즈는 '데드풀' 이전까지 영화 광고 ·마케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데드풀'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과거 광고·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Adweek)'와 인터뷰하면서 레이놀즈는 "(데드풀 제작을 위해) 영화사(현 20세기 스튜디오)에서는 최소한의 비용만 댔다. 마케팅 비용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코믹북 '데드풀'을 영화화하기 위해 10여 년간 노력하면서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레이놀즈에게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레이놀즈는 당시 '데드풀' 마케팅 담당자였던 조지 듀이와 함께 '없는 살림'으로 적극 영화를 홍보하기로 작정했다. 가령 핼러윈 데이에 데드풀 복장을 입고 아이들과 함께 실제로 'trick or treat'('사탕, 초콜렛, 과자 등을 안 주면 장난칠 거예요'란 의미·핼러윈에 아이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간식을 얻기 위해 하는 말)를 하고 다니며 바이럴 영상을 만들었다. 이는 레이놀즈의 아이폰으로 촬영된 영상이다.

그 결과, 영화 '데드풀'은 대성공을 거뒀고 레이놀즈는 듀이와 함께 광고 ·마케팅 영상 제작 회사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해당 프로덕션이 현재까지 만든 영화 광고 영상에는 '데드풀 2' '프리 가이'(레이놀즈 주연 영화, 올해 5월 북미 개봉 예정) 등이 포함됐다. 나아가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은 주류 브랜드 '에비에이션 진(Aviation Gin)'과 저가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트 모바일' 관련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둘 다 레이놀즈가 대주주로 있던 곳이다(작년 8월 레이놀즈는 에비에이션의 지분을 주류 업체 '디에고'에 매각했고, 2019년 민트 모바일의 오너가 됐다).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의 경영 전략은 무엇일까. 핵심은 속도에 있다. 광고 마케팅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다. 이는 해당 회사와 클라이언트에 관료주의가 없어서 가능하다. 한 가지 예로 2019년 12월에 선보인 에비에이션 진 광고(유튜브 영상 제목 'The Gift That Doesn't Give Back(되돌려주는 것이 없는 선물)')다. 이 광고가 나오기 며칠 전 미국 홈사이클링 업체 '펠로톤'은 자사 광고(유튜브 영상 제목 'The Gift That Gives Back(되돌려주는 것이 있는 선물)')를 공개했다. 한 여성이 남편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펠로톤 자전거를 받는다. 이 아내는 1년 동안 펠로톤으로 한 운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다음해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한다. 그녀는 이 영상에서 남편에게 "1년 전엔 내가 펠로톤으로 인해 이렇게까지 변할 줄 몰랐어"라는 말을 전한다.

남편에게서 받은 선물을 '살 뺀 모습으로' 되돌려준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는 펠로톤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사람들은 '남편이 아내에게 펠로톤을 선물한 이유가 날씬한 아내를 원하기 때문인가'라고 지적하며 비난했다. 이러한 반응을 지켜본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은 발 빠르게 펠로톤 광고에서 아내 역할을 맡았던 모델을 섭외하고, 그녀를 주인공으로 에비에이션 진 광고를 찍었다. 광고 내용은 단순하다. 한 여성(펠로톤 광고에서 아내 역)이 두 명의 친구와 있다. 해당 여성은 몇 초간 '멍을 때리다' 한마디를 날린다. "이 진(jin·술) 진짜 부드럽다."

친구들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세 명은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to new beginnings)'라고 하며 건배를 한다. 마지막으로 친구 중 한 명이 '너 지금 보기 좋아(you look great by the way)'라고 말하며 에비에이션 진 병이 보여진다.

해당 멘트에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광고 대상인 에비에이션 진의 '모습'이 좋아 보인다는 의미도 있고, 주인공 여성의 모습 있는 그대로가 좋다는 말이기도 하다(주인공 여성 모델이 펠로톤 광고에서 남편에게 받은 실내용 자전거를 사용해 살을 뺀 것을 생각하면, 에비에이션 진 광고의 '너 지금 보기 좋아' 대사는 펠로톤 광고를 의도적으로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 72시간 만에 '사이다 발언'으로 한 방을 날리는 광고가 탄생한 것이다.

비록 레이놀즈가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을 공동 설립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큰 인정을 받고 있다.

'애드 위크'는 작년 제 31회 '브랜드 지니어스 어워즈'에서 레이놀즈를 2020 브랜드 선구자(2020 Brand Visionary)로 선정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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