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

한달에 4.95달러만 내면 연중 무휴 의료 서비스를 2분 안에

입력 2021/03/01 06:01
스페인 전직 의사가 만든 원격진료 앱 `메디큐오`
환자는 의사 프로필 보고 원하는 의사 선택 가능
사진 전송·영상 통화 등 활용한 진료 서비스 인기

메디큐오 앱을 통해 의사와 사용자가 나누는 채팅과 영상통화 화면 예시 /사진출처=애플 앱스토어 홈페이지 캡쳐화면


[비즈니스 인사이트-327]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 중 하나는 병원 진료다. 병원에 갈 일이 있는데 누군가는 일 때문에 시간이 안 돼서, 누군가는 병원이 너무 멀리 있어서 병원에 직접 가 진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최근 떠오르는 산업이 '원격 진료'다. 국내에서는 아직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원격진료는 자연스럽게 일어난 혁신이라는 의견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수의 원격진료 서비스 기업이 생겨나는 가운데 201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설립된 '메디큐오(MediQuo)'가 주목받고 있다. 메디큐오는 전직 의사 기옘 세라(Guillem Serra)와 스페인의 의료 보험 정보 사이트 '아이살루드닷컴(iSalud.com)'의 공동 설립자 알베르트 카스텔스(Albert Castells), 호세 로페스(Jose Lopez)가 함께 만든 회사다.

의사 집안에서 자란 세라는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의사는 그와 맞는 직업이 아니었다. 지난해 디지털 헬스 전문 팟캐스트 '페이시스 오브 디지털 헬스(Faces of Digital Health)'에 출연한 세라는 당시 일하며 느낀 바를 이와 같이 전했다.

"내가 일했을 때 이미 전자 의료 데이터 기록(Electronic healthcare records·EHRs) 시스템이 있었다. 하지만 EHRs는 책임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이다. 청구서 등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기록한다. 이는 의사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아니다."

나아가 세라는 "의사들은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EHRs 작업에 할애해야 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 결과 헬스케어 산업에 의사 보조(doctor's assistant)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고 밝혔다. EHRs 작성 때문에 의사가 환자를 볼 시간이 줄어들자 결국 EHRs 작업을 대신 할 보조직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이렇게 의사 생활이 맞지 않았던 그는 이후 직종을 바꿨다. 카탈루냐 공과대학교에서 공학수학(Mathematics Engineering)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한 세라는 한 의료기술 업체의 C++ 개발자로 일을 시작하며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었다. 개발자로 일을 하는 세라는 의사들이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며 비공식적으로 환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세라는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앱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후 그는 '아이살루드닷컴'의 공동설립자들과 함께 메디큐오를 설립해 누구나 쉽게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메디큐오의 핵심은 '시간'에 있다. 우선, 해당 앱을 통해 사용자(환자)들은 연중무휴 24시간 동안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의사들 프로필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사 수와 소통시간에는 제한이 없다. 의사의 프로필 하단에 초록색 불이 켜져 있으면, 해당 의사와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본 사용자가 의사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해당 의사는 2분 내에 답변을 해야 한다. 사진 전송, 영상 통화 등으로 더 자세한 진료를 볼 수 있다.

메디큐오는 현재 스페인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앱은 신규 사용자들에게 일정 기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에는 매월 4.95유로의 구독비를 청구한다. 일종의 의료 정기구독 서비스인 셈이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