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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안보이고...돌밥돌밥 또 시작"....벌써 1년반 지쳐가는 주부의 삶

입력 2021/07/17 06:01
수정 2021/07/19 09:58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원격수업하는 아이 곁에서 학습자료는 물론 간식과 점심을 시간에 맞춰 챙겨줘야 해 더 고되다. 【게티이미지뱅크】


[초보엄마 잡학사전-144]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자마자 유치원에서 알림이 왔다. 학사 운영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방과 후 특기적성은 모두 중단하되 긴급돌봄은 가능하단다.

'또 시작이구나….' 한숨이 나왔다. 원격수업이 시작되면 유치원은 원격수업이 가능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로 나뉜다.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안 되는 집은 긴급돌봄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집에 엄마가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로 나뉘게 된다.

그게 싫은지 큰아이는 "코로나 무서운데 나도 원격수업하면 안 돼?"라고 내게 묻는다. "미안하지만 유치원 가야 해. 엄마 일해야 하잖아"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가슴은 미어진다.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나서는 평소 인원의 절반도 안 되는 아이들이 유치원 버스에 오른다. 코로나19가 창궐해도 집에 안전히 머물지 못하고 기관에 나가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아이들이 짠하다.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교육과정반은 원격수업이 원칙이다 보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정보육을 권유받는데, 24시간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와 집에서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신조어)이 다시 시작됐다" "어린이집에서 점심이라도 받아 오고 싶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 너무 지친다" 등의 글이 올라왔고 수많은 주부의 공감을 받았다.

영·유아 학부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을 하는 아이 곁에서 학습자료는 물론 간식과 점심을 시간에 맞춰 챙겨줘야 하기에 더 고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많이 먹는지 몰랐다" "식비가 몇 배로 든다" "한여름 주방에서 밥만 하려니 너무 지친다" 등의 글이 올라온다. 식단을 공유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상 멈춤'이 다시 시작됐다. 잠시나마 완화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됐고 사람들은 한동안 집에 머물며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하는 엄마는 일하는 엄마대로,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엄마대로 힘들다. 원격수업에, 돌밥돌밥에 지친 엄마들이 여기서 더 지치지 않도록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루빨리 멈추길 바란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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