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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가 코로나에 걸렸다..혹시 내가?[사이언스라운지]

입력 2021/11/13 06:01
인간이 반려동물에 코로나 감염 시킨다는 `확실한 증거` 나와
미 애리조나주 응용유전체학연구소 연구진 유전자 검사 통해 확인
반려동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주의 필요
[사이언스라운지]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개와 고양이 등 가족과도 같은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들의 걱정도 커졌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개·고양이 등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는 180건이다. 공식적인 집계·발표는 없지만, 국내에서도 상당수 강아지와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개·고양이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이로 인해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도 반려동물이 주인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는 여려 차례 나온 바 있지만 실제로 바이러스 유전자 계통 분석을 통해 확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암 치료·연구 전문병원 시티오브호프의 응용유전체학연구소(TGen) 연구진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진 환자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에 한해 이들에게 동의를 얻어 주인과 반려동물의 유전체를 검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신청자를 받았다.

지난 3월 신청자 중 1명인 28세 남성과 그의 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은 후 수의사와 공중보건의가 함께 가정을 방문해 반려동물의 혈액과 타액, 대변 표본을 수집했다. 코로나19 유전자검사를 위해 양성 판정을 받은 남성과 딸의 샘플도 함께 조사했다.

사례연구에서 반려동물과 주인의 샘플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적 구성이 일치했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B.1.575에 감염됐는데, 이 변이는 코로나19 초기에 두각을 드러낸 바이러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통계에 따르면 애리조나 지역에서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례는 25건에 불과하다.

반려동물들은 대부분 집 안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고, 이 때문에 이들이 역으로 주인을 감염시켰을 확률은 희박했다.

연구를 주도한 헤일리 야글롬 응용유전체학연구소 박사는 "바이러스 전체 지놈 분석을 통해 감염된 반려동물 소유자가 반려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유전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사례에서 두 동물은 모두 무증상이었고, 개와 고양이 중 어떤 동물이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둘 중 먼저 감염된 반려동물이 상대 동물을 감염시켰는지 역시 확인이 어려웠다. 즉 '개·고양이 간 감염'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간·반려동물 감염' 사례는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포함해 코로나 확진자 총 24가구의 개 39마리와 고양이 22마리 등 반려동물 총 61마리를 실험했다.이 결과 6가구의 반려동물 14마리가 코로나19 양성이었다. 이 동물들은 모두 주인이 먼저 코로나19 확진이 된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야글롬 박사는"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은 동물용 백신을 통해 반려동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또한 주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을 껴안고 입을 맞춘다던지, 함께 자는 행위도 피해야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볼 때 역으로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은 낮다.

이에 앞서 2020년 3월 벨기에에서 반려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같은 해 4월에도 미국 뉴욕주에서 주인이 키우는 고양이 2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주인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지 일주일 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1월 처음으로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역시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했을 경우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양성일 경우 2주간 격리조치를 하게끔 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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