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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냐 대세냐, 현직 펀드매니저에 물었다…"메타버스 투자 괜찮나요?" [더테크웨이브]

입력 2021/12/11 06:01
수정 2021/12/11 06:25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
메타버스 거품아닌 메가트렌드
영화같은 가상세계는 갈 길 멀어
현실·가상세계 매개체 역할하는
디지털 트윈과 관련 HW·SW 각광
[황순민 기자의 '더 테크웨이브'] 최근 테크 업계에서는 MBN(메타버스·블록체인·대체불가능토큰) 돌풍이 심상찮다. 신기술이 기존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형세다. 메타버스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기술과 융합해 현실에 구현될 준비를 갖추고 있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은 마켓이 형성돼 관련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주식과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폭등한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와 관련해 아직 실체가 없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관련 기술의 성장 잠재력만 믿고 '무지성 투자'를 하기보단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주 '더 테크웨이브'에서는 테크·투자 전문가인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를 만나 관련 메타버스 산업의 실체와 유망 기업 발굴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그가 운용하게 될 해외 주식형 메타버스 ETF는 22일 상장된다. 세계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액티브 ETF다. ETF는 지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초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추종 지수와의 상관계수를 낮춘 액티브 ETF로 나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메타버스 액티브 ETF를 설계하기 위해 수개월간 공들였고, 메타버스 산업과 관련성이 높은 40~50개 종목을 엄선해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


메타버스는 거품일까?

곽 매니저는 메타버스 시장이 확대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하드웨어 인프라스트럭처(VR·AR·HMD)의 보급 확대다. 2021년 기준으로 세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1000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내년에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의 관련 신제품 출시로 약 3000만대까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00만대 규모는 침투율이 1% 미만 수준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둘째로는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고도화다. 즉 '3D 세계'를 실제로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적이다. 곽 매니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에 약 5년(2026년까지)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처럼 VR가 현실을 대체해 독립적으로 존재·기능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가상세계는 현실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

과도기 구간(2026년까지)의 현실적인 개념에서 메타버스의 효용은 무엇일까. 가상세계의 활동 결과가 현실 세계에서 효율성 개선, 비용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예가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 자산 대신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한 자산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실제 자산의 특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여러 산업 분야에서 최적화와 생산성 증가 등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제조, 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업계에서 디지털 트윈 개념의 메타버스가 가장 먼저 현실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구현되는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세계를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 거래 수단도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된다. NFT, 가상화폐 등이 등장하는 지점이다. 가상과 현실세계 간 거래가 늘어나면서 보안성 강화에 대한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메가트렌드…투자전략은?

곽 매니저는 2021년 메타버스 산업이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전까지가 가능성을 엿보는 시기였다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메타, MS, 엔비디아 등 디지털 생태계 터줏대감인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 전환 행보가 가속화하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다음은 곽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메타버스를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메타버스는 공간 개념의 명사입니다. 저는 특정한 공간의 개념보다 변화의 과정에 집중해 동태적 접근(Metaversifying)을 하였습니다. 1970년대 이전 전자 매체가 없던 시절 일상은 현실로만 구성됐고, 해가 지면 현실세계가 끝나 우리의 일상도 마치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TV와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이미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절반 정도의 시간(8시간가량)을 가상세계에서 보냅니다. 굳이 메타버스라는 프레임을 적용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 일상에서는 가상세계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새로운 게이트웨이(VR)의 등장은 변화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냉정히 보면 아직 현실세계를 모사한 메타버스는커녕 현실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메타버스조차 제대로 구현된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VR의 기술적 한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독립적(Stand Alone) 형태의 VR가 등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어떠한 디바이스든 '쓸 만한 수준의 제품'이 등장하는 시기까지는 과도기 형태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게이트웨이인 VR의 보급은 여전히 초입 단계이며, 소비 대상이 되는 3D 콘텐츠 전환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또 영화에서와 같은 극단적인 가상세계로 이주하는 것은 현실의 디스토피아 가정을 전제합니다. 과도기적 단계에서 메타버스의 효용은 가상세계(디지털 트윈)의 활동 결과가 현실세계에 피드백을 주어 현실세계의 삶과 생산 활동에 효익(효율성 개성, 매출 증대, 비용 감소 등)을 주는 것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가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과정에서 거래 수단으로써 크립토, NFT 등의 활용성이 확대되고 이 가운데 불거지는 해킹 증가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메타버스 등 성장주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가 많이 나옵니다.

▷지난 2년간 유례없는 유동성 공급 환경에서 주식시장 또한 큰 폭 상승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시장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질 수 있으나, 그동안 주식시장 내 특히 성장 기업들은 지속적인 내재가치의 성장으로 주가 수준을 합리화해왔습니다. 누적 총수익률에서 성장주가 가치주를 앞선 것도 이번 상승장에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코로나19와 최근의 메타버스 트렌드가 기존 빅테크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트리거(기폭제)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를 통한 기업 이익 창출 속도의 가속화는 장기 관점에서 주가 상승을 정당화하는 배경이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글로벌 메타버스 투자지도 개념 /자료=한국투자신탁운용


-앞으로 어떤 기업들이 메타버스 생태계를 주도할까요.

▷국내 생태계에서 메타버스 트렌드를 가장 선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나무로 비유했을 때 이른바 '열매'에 해당하는 콘텐츠, 미디어, 게임 업종입니다. 기반 인프라가 되는 하드웨어(메모리, 비메모리, 5G, AP, CPU, GPU 등) 분야에서는 메모리를 제외하면 국내 대비 미국, 유럽 등 해외 기업들이 오랜 기간 우위를 점유해왔습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클라우드(Cloud), 보안(Security) 등 분야와 더불어 3D 콘텐츠의 생산 도구로써 향후 중요도가 확대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3D 모델링 시뮬레이션 툴)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미약합니다. 나무에 있어 뿌리·줄기 분야에 강점을 가지는 세계적인 인프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메타버스의 핵심 개념인 디지털 트윈에서 현실세계를 복제하거나 가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3D 콘텐츠 생성의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이를 제작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제작 소프트웨어(SW for SW) 영역이 향후 고성장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주목할 만한 회사가 있을지요.

▷상품이 아직 출시 전이라 아쉽게도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종목과 선호도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빅테크 기업 외에 하드웨어 인프라 분야는 서브섹터도 다양하고 관련 종목이 많아 풍부한 투자 대안을 제공합니다. 콘텐츠가 3D로 전환되는 가운데 데이터 트래픽의 고용량화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말기에 저장하는 형태가 아닌 스트림(Floating) 형태로 데이터센터와 단말기 사이를 이동할 것이며 폭발적인 트래픽 증가에 따라 메모리, GPU 등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메타버스 산업 주요 분야 /자료=한국투자신탁운용


-하드웨어(VR 기기) 판매가 일정 규모 이상을 돌파하면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보급이 전제조건임은 분명합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소비될 수 있는 3D 콘텐츠의 다양화입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은 이 둘을 모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VR 기기를 출시해 소프트웨어 구독모델 강화를, 메타는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비즈니스의 메타버스 전환을 중요한 목표점으로 삼습니다. 중요한 점은 단말기 판매보다 코어 비즈니스의 확장에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카운터포인트 전망에 따르면 내년 VR 시장 규모는 2900만대, AR 시장 규모는 2100만대 수준을 예상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단일 디바이스로 누적 1000만대를 판매한 기기가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1%가 안 되는 보급률 수치입니다. 내년과 후년 다수 기업의 출시가 예상되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1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비싼 단말기 가격과 콘텐츠 비용이 원인입니다. 저는 콘솔 게임 비즈니스처럼 VR 단말기(리셉터)는 일종의 미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보급돼야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가 소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조건입니다. 현재 선제적으로 VR에 드라이브를 거는 기업들이 순수 하드웨어 업체가 아니라 플랫폼·소프트웨어 업체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시대 빅테크 기업들은 변화된 환경에서도 자신들의 코어 비즈니스의 해자를 유지하고 싶어하며 선제적으로 생태계를 조성해 기존의 헤게모니(주도권)를 록인(Lock In)하고자 합니다.

-메타버스가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인 이유가 무엇일지요. 가상세계 활동의 결과가 현실세계에 어떤 효율성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요.

▷'레디 플레이어 원'이란 영화에서처럼 메타버스가 현실의 대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일상생활 또는 산업 활동의 A to Z가 모두 가상세계에서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스탠드 얼론(Stand Alone) 단계의 가상세계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드렸듯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GE가 1990년대 도입한 개념인 디지털 트윈은 산업 분야에 이미 상당 부분 적용돼 있습니다.

-가상세계와 거울세계 중 어떤 메타버스 세계가 실제 상용화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메타버스 과도기적 단계에서는 거울세계의 효용이 더욱 클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가상세계가 현실세계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 과정이 가상세계의 정밀도에 의해 '속는 과정(몰입 과정)' 요소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디바이스의 고도화 과정이 더욱 필요합니다. 따라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보다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거울세계(디지털 트윈)의 역할이 가까운 미래에서는 더 큰 효용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네이버 아크버스처럼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하이브리드형 메타버스 전략도 나왔습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잇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실제 어떤 형태로 비즈니스로 발현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현실의 지형, 건축물을 복제하는 개념의 '프롭테크(Property Tech)'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입니다. 하나의 예로 매터포트(Matterport)와 같은 기업은 현존 기술인 ToF, 라이다(LiDar)를 활용해 현실 환경을 3D로 복제합니다. 개인 또는 기업이 구독 모델별로 정해진 수량의 공간을 저장할 수 있는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건축에서 공기를 단축할 수 있고, 부동산 매매를 할 때 현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며, 복제된 공간을 통해 집들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구글, 네이버 등 이미 현실세계의 많은 빅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은 3D 공간 전환을 통해 연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곽찬 매니저는
곽 매니저는 증권사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 출신의 펀드매니저다. 신영증권, 프렌드투자자문 등을 거쳐 2017년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했다. 그가 운용하게 될 해외 주식형 메타버스 ETF인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ETF'는 22일 상장된다.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 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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