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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관광만 하는 게 아니라 자원도 채굴한다고? [사이언스라운지]

입력 2021/12/25 06:01
수정 2021/12/28 09:37
[사이언스라운지]머지않은 미래, 화석연료의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를 다시 옛 모습으로 돌리기 위한 유일한 해법으로 인류는 달에 가서 에너지원을 구한다. 달 표면의 에너지를 채취해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의 70%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업체 '루나'는 이를 위해 달에 '사랑(SARANG)'이라는 이름의 우주 기지를 건설하고 상주 직원을 파견한다.

2009년에 나온 영화 '더 문'의 줄거리다.

영화 ;더 문'




영화 속 주인공이 달까지 가서 구해오는 에너지는 '헬륨-3'다. 이처럼 달은 '우주시대'에 보다 먼 곳으로의 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주목받지만, 보유하고 있는 자원 때문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헬륨-3를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핵융합을 시키면 엄청난 에너지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환산해 보면 1g의 헬륨-3로는 석탄 40t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만들 수가 있다. 석유 1g의 열량과 비교하면 약 1400만배에 달한다. 달에는 이렇듯 1t당 50억달러의 가치를 가진 헬륨-3가 100만t 넘게 매장돼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5000조달러(약 560경원)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7배 수준이다.

이달 초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 2021'에 참석한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달 광물자원은 경제적 활용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헬륨-3의 경우 10원을 투자하면 820원을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이 있다"며 "각국이 헬륨-3 지도를 만들고 있고 지질연에서도 채굴을 위해 어느 지역에 가야 하는가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지질자원연구원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달 표면에서 헬륨-3이 풍부한 지역은 그리말디와 리치올리, 모스크바의 바다, 폭풍의 대양의 남서쪽, 고요의 바다 북서쪽, 풍요의 바다 북동쪽 등이다.

NASA가 촬영한 달 이미지/사진=NASA




실제로는 헬륨-3를 채굴하는 기술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는 현재 달 표면에 부존하는 알루미늄과 철, 티타늄, 마그네슘, 석영유리 등의 물질 중에서 정제된 헬륨-3를 추출해내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 김경자 연구원은 "헬륨-3를 채취하면서 나오는 물 등 다양한 부산물 역시 인간이 달에 기지를 건설할 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 있는 자원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헬륨-3 외에도 달에는 희귀원소인 희토류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귀금속인 희토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일부 희토류는 지구에 비해 달에 10배 이상 많다. 아직 달 희토류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 상황에서 '자원 무기화'가 이뤄지고 있어 전략적 차원에서의 채굴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 GDP의 7만배 가치를 지닌 광물로 구성돼 있어 발견 당시 '노다지 광물 소행성'으로 불리던 '16사이키' 소행성 탐사도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2년 이 행성의 기원을 연구하기 위한 탐사 우주선을 내년 8월 발사할 예정이며 탐사선은 지구와 16사이키가 가장 가까워지는 2026년 1월께 도착을 목표로 한다.

16 사이키/사진=NASA




지름 225㎞에 달하는 거대한 소행성으로, 철·니켈 등으로 구성된 이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행성이 탄소나 규산 등으로 이뤄진 것과는 다르다. 16사이키가 금속질 소행성인 것은 알려져 있지만 금속 성분의 비율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등 아직 사이키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정보가 없다. NASA가 16사이키 탐사에 나서는 이유다.

샘플을 확보해 지구에 전달하는 임무를 띤 하야부사1·2, 오시리스 렉스와 달리 소행성 표면에서 행성 형성 과정 등에 대한 연구만 진행할 예정이다. 짐 벨 NASA 사이키 임무 공동 연구 책임자는 코리아 스페이스 포럼 2021에서 "사이키의 모양과 질량, 중력, 자기장을 관측하고 표면에서 니켈 함량을 측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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