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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하기만 해도 수익 쏠쏠"…'돈 버는 게임' 대신 뜨는 이것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입력 2022/07/30 06:01
수정 2022/07/30 06:10
규제 막힌 P2E 대신
C2E·X2E 주목

MZ세대 사이에선
걷고 돈버는 M2E 인기
일각선 `폰지사기` 우려도

스테픈 서비스 이미지. [사진 출처 = 앱스토어]


[더테크웨이브] 각종 규제에 막혀 있는 P2E(Play To Earn·게임을 플레이하며 돈을 벎) 대신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X2E(X 하면서 돈 벌기)'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규제에서 자유로운 C2E(Create To Earn·창작하면서 돈을 벎)가 대표적입니다. C2E는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이 진보하고, 창작자 중심의 이코노미가 조성되는 흐름과 함께 나타난 모델입니다. C2E 업체는 창작자가 메타버스 창작물을 만들고, 이를 NFT 기술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죠. C2E 업계 선두주자는 월간 활성 이용자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로블록스'입니다.
◆ 풀리지 않는 P2E 규제



레드브릭 서비스 목업 이미지. [사진 출처 = 레드브릭]


게임 업계는 그동안 게임하며 돈 버는 P2E 시장에 관심이 높았습니다. P2E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를 적용해 사용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말합니다.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에 P2E 요소를 더하거나 P2E만을 위한 신규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내 재화를 코인으로 교환하는 P2E 시스템을 국내 유저들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국내법상으로는 사행성 우려 등의 이유로 게임 내 자산의 현금화가 불법이기 때문이죠. 국내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에 따라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현금화하는 것은 사행행위로 보며, 이는 금지된 상황입니다. 이에 많은 게임사가 비교적 규제가 약한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던 P2E 게임, NFT 모바일 게임 총 32개를 적발해 퇴출시키기도 했습니다. 또 현재 블록체인 게임은 19세 이용가로도 등급 분류가 되지 않아 사실상 국내에선 금지된 상황이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게임 업계 대표들은 P2E라는 용어를 P&E(Play and Earn)로 바꾸면서까지 서비스를 전면 허용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규제 당국은 "(P2E 게임이) 신기술과 사행성이라는 양면성이 있어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이른 시일 내 규제가 풀리긴 어려울 것 같다"는 반응이 대체적입니다.
◆ 규제 빗겨간 X2E



P2E와는 다르게 국내 규제를 피해감으로써 사실상 X2E 붐을 일으킨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M2E(Move to Earn·걸으며 돈을 벎)입니다. M2E는 움직임(걷거나 뛰는 행위)을 통해 리워드를 받는 형태입니다. 운동과 같은 건강을 위한 행위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라는 점을 인정받아 사행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 다양한 X2E 서비스가 탄생하게 되는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건강을 위해 걷고 돈도 번다'는 아이디어는 국내에서 변곡점을 맞았는데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최근 이 서비스에 대해 "건강 기능에 중점을 둔 서비스로, 게임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M2E 서비스들은 가상재화 현금화를 금지하는 게임산업법 적용을 피해갈 수 있게 됐습니다.

M2E 앱 중 가장 활성화된 것은 스테픈(STEPN)입니다. 스테픈은 호주의 '파인드 사토시 랩'이 제작한 M2E 서비스입니다. 앱 내 NFT 운동화를 보유한 이용자가 야외에서 걷거나 뛸 경우 스마트폰 GPS와 연동되어 운동량에 따른 보상이 GST(그린 사토시 토큰)로 제공됩니다. 제공된 GST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하거나 운동화 업그레이드를 위해 사용할 수 있죠. 서비스는 최소 150만원 상당의 운동화(NFT)를 구매하고 야외에서 달리기를 하면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밖에도 배우면서 버는 L2E(Learn to Earn), 여행하면서 버는 T2E(Travel to Earn) 등 각자의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수많은 X2E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는 추세입니다.
◆ 게임 업계서 주목하는 C2E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된 C2E 모델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2E의 기본 콘셉트는 창작자가 창작물로 수익을 얻는 모델입니다. 특히 C2E는 '사행성 논란'에서 다소 자유로운 편이라 게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C2E는 '메타버스 내 창작'이기 때문에 창작자가 수익을 내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인데요.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메타버스를 통해 게임을 제공되더라도 메타버스 자체가 게임이 아니라 게임산업법을 직접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메타버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 게임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것이죠.

C2E에 가장 적극적인 게임 회사는 크래프톤입니다. 크래프톤은 창작자가 중심이 된 '창작수익(C2E)'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죠. 앞으론 게임사가 설계한 게임을 이용자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들고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죠. 쉽게 말해, 유튜브처럼 메타버스 속에서 누구든 게임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인데요. 게임 소유권도 플랫폼이 아니라 창작자가 갖게 되는 구조입니다. 샌드박스(콘텐츠·게임 창작 도구)를 제작해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크래프톤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창작자 기반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명 '미글루' 계획으로,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 측은 "게임을 통해 수익을 얻는 P2E의 경우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먼저 유입될 수밖에 없는 반면 C2E의 경우 창작자들이 중심이 돼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게임 안팎에서 파급력도 생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한국 C2E시장 장악한 로블록스



글로벌로 눈을 돌려보면, C2E의 대표 격인 로블록스가 있습니다. 미국 초등학생 절반이 이용한다는 로블록스는 지난해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시장을 장악 중입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게임 제작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과 채팅을 할 수 있는 소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자유롭게 배포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억5000만명에 달하고, 미국 16세 미만 아동 절반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2020년 로블록스 생태계에 속한 125만명의 크리에이터는 총 3억2800만달러를 벌었고, 이 중 1200명의 톱 크리에이터는 1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크리에이터 수익성을 입증한 셈입니다.

로블록스는 작년에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2월 1~20일 기준으로 일간 활성 이용자(DAU) 수가 42만여 명에 달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네이버 제페토의 6배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K-로블록스를 목표로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부분 웹3.0, NFT를 기반으로 하는 C2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죠. 탈중앙화를 통해 플랫폼 업체들은 창작 환경을 조성해주고,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플랫폼 내에서 활동하며 수익을 얻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대표적으로 코딩 교육 업체로 사업을 시작한 레드브릭은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자체 블록 코딩 시스템을 개발해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손쉽게 2D·3D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죠. 전체 크리에이터 수는 15만명을 돌파했고, 제작 콘텐츠 수는 48만 개가 넘습니다. 이용자 평균 연령은 14.5세로 알파 세대가 주축입니다. 레드브릭은 그동안 메타버스 게임 제작 공모전인 '챌린지'를 열어 우승자에겐 최대 300만원의 상금을 지원하며 크리에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B를 유치한 레드브릭은 본격적인 웹3.0 기반 C2E 모델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 MZ세대 "소소하지만 즐겁게 돈 버는 게 좋아"



업계에선 X2E·C2E 서비스가 인기를 끌게 된 배경으로 서비스 제공사와 이용자의 니즈가 서로 충족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비스 제공사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많은 유저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고, 여기에 보다 즐겁게 돈을 벌고자 하는 이용자의 니즈가 만났다는 것이죠. 특히 작더라도 즐겁게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열망이 강한 MZ세대로 갈수록 더욱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블록체인이 결합된 X2E 형태는 아니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니즈를 충족시켜 MZ의 반응을 유도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숏폼 영상 서비스 틱톡(바이트댄스)은 2020년부터 약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친구 초대 이벤트', 이른바 현금 살포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친구 초대 이벤트'는 새로운 친구를 초대하면 서로에게 리워드가 제공되고, 초대받은 친구가 앱에서 특정 기간 활동하면 추가 리워드를 초대자에게 주는 현금 이벤트입니다. 이벤트 이후 2020년 1월 250만명이던 국내 이용자 수(MAU)는 약 1년 만인 작년 6월 420만명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리워드를 제공했던 8월에는 600만명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시킨 국내 숏폼 영상 서비스도 나왔습니다. 국내 IT기업 셀러비코리아의 숏폼 플랫폼 '셀러비(CELEBe)'가 대표적입니다. 숏폼 영상 서비스와 W2E(Watch to Earn·보면서 돈을 벎)를 결합한 서비스입니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시청하기만 해도 시청 시간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보상은 자체 토큰인 팬시(FANC)로 주어집니다.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행위에 더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행위, 즉 이용자의 모든 행위에 가치를 부여해 보상하겠다는것이 이 회사의 계획입니다.
◆ X2E에 대한 우려의 시선



한편으로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X2E 생태계를 보는 우려의 시선도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수익이 나는 구조를 꼬집어 X2E를 폰지사기에 빗대기도 합니다. 어느 한 사용자가 돈을 벌었다면 누군가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죠. 'X로 돈을 번다(X to Earn)'는 개념이 '돈을 써서 돈을 번다(X to Earn)'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스테픈의 경우에도 돈을 제대로 벌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합니다. 운동을 계속하면 신발도 닳기 때문에 수리비로 지속적으로 코인을 지출해야 합니다. 또한 신발에 따라 벌 수 있는 돈이 다르기 때문에 소위 '현질'도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없으면 결국 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구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질 않습니다. 사용자들을 모으기 위한 서비스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제 모델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승자가 될 것입니다. 운영 주체의 '중앙화'도 해결 과제로 꼽힙니다. 운영하는 서비스 내 가상자산이 증발하거나 입출금 서비스가 갑작스럽게 중단될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사용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해 이용자·투자자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X2E 업계 관계자는 "X2E 가상자산의 미래 가치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한지 여부"라면서 "이때 사용되는 가상자산이 본질적인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제대로 활용이 되는지 등 다방면에서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P2E, C2E, M2E를 비롯한 X2E 서비스들 중 일부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탈중앙화 웹3.0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웹3.0을 지탱할 탈중앙화 커뮤니티의 확장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죠. X2E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거 페이스북(현 메타)이나 애플 앱스토어가 그랬듯 안정적인 플랫폼의 등장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X2E나 C2E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유행에 편승해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보상 형태의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이용자들이 몰렸다면, 지금은 너무 많은 X2E 서비스들이 탄생해 '레드오션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는 거대 플랫폼까지 자사 서비스에 X2E를 도입하기 시작했죠. X2E 서비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이용자들에게 본질적인 재미를 주고 높일 것인지, 또 어떤 사용가치와 소유가치를 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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