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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가 개발자 되고 싶다면 ㅇㅇ하세요"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입력 2022/08/06 06:01
수정 2022/08/06 06:04
개발자·커리어 꿀팁 전해
트위터 크리에이터로 인기
비전공 프론트엔드 개발자
[더인플루언서] 정보기술(IT)업계에서 개발자는 여전히 '귀한 몸'이다. 불황기가 찾아오고 스타트업 거품이 꺼지는 추세이지만 디지털 전환기에 능력 있는 개발자는 여전히 희소하고 가치가 높다. 채용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8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더니 전체 중 64.2%가 IT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연봉 인상 등 개발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개발자 채용 시 거액의 인센티브를 내거는 등 파격적인 조건의 금전 보상이 앞다퉈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개발자 몸값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발자를 진로로 선택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대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전공으로 배우지 않아도 IT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문과 출신 개발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트위터 크리에이터 '클로이'는 비전공자로 웹이나 앱의 비주얼 요소를 개발하는 '프론트엔드(Front-End)' 개발자로 일하는 직장인이다. 그는 취업준비생이나 주니어 개발자, 주니어들의 생각이 궁금한 시니어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는 꿀팁을 공유하며 트위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팟캐스트 '주니어 탤런트 쇼(@JTShow_official)'를 기획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사이드 프로젝트 팀 '산타파이브'를 결성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연말 모임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인에게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트위터에서 바이럴되면서 가입자가 250만명을 넘고 메시지가 3500만건 이상 작성되기도 했다. 그를 만나 '개발자 꿀팁'을 들어봤다.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할 수 있었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디어 학부를 졸업하고, 드라마 PD가 되고자 소위 '언론고시'를 준비했었어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점점 더 드라마를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TV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모바일 플랫폼이 이를 대체하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드라마를 통해서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을 움직이려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그러다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서 1년간 개발 공부를 하고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게 됐습니다.

트위터 크리에이터이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클로이. <사진제공=클로이>


-요즘엔 개발자로 어떤 일을 하나요.

▷'챌린저스'라는 건강 습관 앱을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며 챙길 수 있도록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예요. 이 서비스의 웹사이트와 앱을 개발하고 있어요. 또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꿈을 놓지 못하고 틈틈이 트위터에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도 해요.



-요즘 주니어 개발자, 취업 준비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요.

▷제가 취업준비생, 주니어 개발자들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취업준비생이었을 때 제 가장 큰 고민은 '신입을 뽑는 회사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보통 채용 공고들을 보면 3년,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거든요. 신입 공고를 따로 내는 회사는 거의 없고, 몇몇 빅테크라고 불리는 기업들(대표적으로 네이버·카카오·라인)만 정기적으로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어요. 신입으로서는 '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요즘은 비전공자로서 개발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기도 한데,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개발자 선배'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기도 했어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해본 입장에서 조언을 줄 수 있는 선배들을 만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트위터에서 더더욱 비전공자, 개발자 취업 준비생분들의 고민을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조언을 드릴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 개발자 구인 구직 트렌드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된 개발자'를 뽑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신입의 경우 채용 후 온보딩과 훈련까지 기간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짐작돼요. 그래서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검증된' 몇 년의 경력을 가진 경력 개발자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느껴졌어요.



-젊고 우수한 인재(개발자) 영입전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좋은 개발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본 주변의 개발자들은 '성장'에 대한 욕심이 강하거든요.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곳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개발을 먹고살기 위한 일로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잘 성장할 수 있는 곳, 더 나아갈 수 있는 회사를 찾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아 보여요. 그렇기에 개발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발전시킬 팁이 궁금합니다.

▷트위터를 시작하십시오.(웃음)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개발 공부를 하시는 분들께 트위터를 하란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해요. 트위터의 개발자 생태계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성장해서 이 개발자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실제로 트위터를 통해서 이직에 성공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250만명이 참여한 대형 사이트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화제가 됐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내 트리를 꾸며줘!'를 시작한 이유는 사실 소박했어요. '내 친구들이 실제로 쓰는 귀여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고작 몇십 명의 친구들이 쓸 줄 알았던 프로젝트가 이렇게나 커질 줄은 아무도 몰랐어요. 프로젝트의 성과를 수치로 말씀드리면 대략 251만명이 트리를 만들었고, 그 트리들에 3500만개의 메시지가 달렸어요. 크리스마스 자정 동시 접속자 171만명을 기록했고요. 그러나 저희가 생각하는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사실 엄청난 규모의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데 있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저희가 그 마음을 배달해 누군가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드렸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클로이가 지난해 트위터에서 진행한 '내 트리를 꾸며줘!' 프로젝트. <트위터 캡처>


-트위터에서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트위터에서 진행하는 콘텐츠로는 '주니어 탤런트 쇼(@JTShow_official)'라는 콘텐츠가 있어요. 트위터 스페이스와 팟캐스트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요. 제목부터 알 수 있듯 주니어들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콘텐츠예요. 직장 경력은 주니어일지 몰라도 다들 인생에서는 시니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취업, 이직, 토이 프로젝트 등을 주제로 주니어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 주니어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모시고 있어요. '테크 리크루터'라는 생소한 직군을 소개하기도 했고, 개발 공부를 하시는 분들의 귀여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리뷰하기도 했어요.특히 '토이 프로젝트' 관련 콘텐츠가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라는 책의 내용에 대해 구글에서 일하는 개발자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이스도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 스페이스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줬어요. 어떤 친구가 회사 업무용 메신저에서 '좋은 콘텐츠를 공유한다'며 이 스페이스 링크를 공유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도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좋아해주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씀하신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트위터를 시작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트위터를 시작한 건 작년 중순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개발 공부를 하던 중 다른 개발자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딜 가면 개발자들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눈에 띄었던 게 트위터였어요. 트위터에서는 활발히 활동하는 개발자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또 모르는 것들을 질문해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때 처음 트위터를 시작하며 'Chlo lv.3'라는 이름으로 아이디를 만들었어요. lv.3는 제가 스스로 정한 나름의 개발력(?) 레벨인데요. 시작이 반이니 level 1, 아카데미에서 두 학기를 공부했으니 두 레벨 업해서 level 3라고 책정했던 기억이 나요. 이 레벨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는데요. '내 트리를 꾸며줘!'를 성공적으로 마쳐서 한 번 레벨 업, 당근마켓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한 번 더 레벨 업해서 지금은 'Chlo lv.5'랍니다.



클로이 트위터 캡처


-SNS별로 다른 특성이 있을까요.

▷사실 트위터는 계정의 신상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 쉽게 특정할 수는 없지만, 주로 개발자분들이 많고 특히나 주니어 개발자분들, 여성 개발자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프로그래머 특성상 업계에서는 여성 개발자분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런 분들이 트위터로 많이 모이는 것 같다고 느껴요. 저를 포함해 트위터에서 교류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고민과 더불어 함께 성장할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트친'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트위터가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이기도 해요. 인스타그램에도 개발자 SNS를 운영하기는 하는데, 인스타그램보다는 트위터에서 훨씬 더 쉽게,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진이나 동영상 위주의 플랫폼 같은 경우는 반드시 사진이나 영상을 함께 올려야 하는 게시물의 특성상 개발 이슈를 포스팅하기가 쉽지 않고, 게시물에 댓글이 달리는 방식이 다소 일방적인 소통이라고 느껴지거든요.



-폴로어들과 어떻게 소통하나요.

▷트위터는 '구독자' 개념이 따로 없어요. 폴로어들과도 소통하지만 트윗이나 스페이스 같은 콘텐츠들로 더 많은 오디언스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트위터의 특성상 제가 쓴 트윗이 많이 '리트윗'되면 저를 폴로(구독)하지 않는 사람들의 타임라인에도 뜨곤 하는데요, 그렇게 기존에 저를 알지 못하시거나 교류한 적 없는 사람들과도 트윗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또 트위터 스페이스를 통해 소통하기도 해요. 스페이스 역시 저를 폴로하지 않는 분들도 자유롭게 들어와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사실 트위터는 좀… 아무도 묻지 않은 내 TMI(Too Much Information)가 넘쳐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트위터 코리아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트위터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을 때 '공식이 인정한 투 머치 토커'라는 생각에 즐거웠어요. 그런데 막상 크리에이터로 선정되고 나니, 어쩐지 점잖은 이야기만 해야 할 것 같아서 예전만큼 아무런 이야기를 가볍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전에는 회사 생활을 하며 즐거웠던 이야기부터 친구들을 만났다거나 하는 가벼운 이야기들을 자주 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뭘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뭘까?'라는 생각을 하며 트윗을 작성하고 있어요. 특히 저는 정보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해 드리는 입장인데요. 제가 트윗에 '개발 지식을 활용해 개발자들을 돕는 여러 가지 직군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라고 트윗을 올리면 수많은 관련 직군 종사자분들이 '데브옵스(DevOps)'부터 '테크니컬 라이터'까지 다양한 직무를 답글로 달아 알려줬어요. 저는 그 정보들을 잘 정리해서 개발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전달했고요. 또 개발 관련 책을 추천해달라는 트윗도 많이 리트윗되면서 굉장히 좋은 답변들이 많이 달렸어요. 어떤 분들은 이런 트윗을 '북마크'해서 두고두고 보면서 공부하기도 하고요.



클로이 트위터 캡처.


-일상 루틴이 궁금합니다.

▷트위터리안답게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트위터 앱을 켜서 밀린 알림을 확인해요. 그리고 어제 제가 작성한 코드에 '코드 리뷰'가 달렸다는 메일이 오면 그 내용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오늘의 업무를 계획하고 있어요.



-커리어를 막 시작하는 20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실 분들이라 제가 감히 조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대신 제가 어느 스타트업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한 CTO님에게 들었던 조언을 들려드리려고 해요. 그분은 제게 "신입 개발자로서 필요한 역량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 거절을 많이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요즘 시장이 그렇기 때문이다. 거절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 말이 제게 정말 많은 위로와 용기가 됐거든요. 이 얘기를 다른 분들께도 전해드리고 싶어요. 요즘 커리어 시장이 많이 얼어붙어 있고 특히 개발자 시장도 힘들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거절을 경험하시기도 할 텐데요.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여러분 자신이 부족해서는 아니라는 것, 여러분은 충분히 열심히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목표가 무엇일지요.

▷지금은 주니어 개발자지만, 쑥쑥 성장해서 멋진 시니어 개발자 되기! 제가 많은 개발자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트위터에서 도움을 구하는 다른 개발자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력을 쌓고 싶어요. 그러려면 부단히 노력을 하기도 해야 하고, 충분한 시간도 지나야 하고… 무엇보다 시니어 개발자가 될 때까지 트위터에서 살아남아야겠죠?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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