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

요즘 MZ, 돈보다 이것 때문에 파이어족 꿈꾼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입력 2022/09/17 06:01
수정 2022/09/19 10:11
파이어족 라이프 실천 중인
트위터리안 하와이 대저택
요즘 주위에서 파이어(FIRE)족을 꿈꾸는 이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FIRE'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줄임말로,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 조기 은퇴를 목표로 회사생활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20대부터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며 은퇴 자금을 마련한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는데, 이들은 '조기 퇴사'를 목표로 수입의 70~80%를 넘는 액수를 저축하는 등 극단적 절약을 실천한다.최근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가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 사이에선 이른바 '4%’ 법칙이 상식으로 통했다. 이 법칙은 연간 생활비의 25배를 모은 후 매년 약 4%를 지출하면 일하지 않고 투자 수익만으로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물가까지 오르면서 파이어족의 법칙도 바뀌는 모양새다.

호황기가 끝났지만 온라인에선 여전히 '경제적 자유'와 '파이어족' 관련 콘텐츠가 인기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크리에이터 '하와이 대저택(본명 이강욱)'은 파이어족을 꿈꾸는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트위터·유튜브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재직 당시 인사부서장이자 면접관으로 40여 개 공기업 공공기관에서 서류·면접 심사를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취업준비생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며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탔다. 공공기관에서 약 10년간 재직하며 인사, 예산 업무 등을 담당했던 그는 파이어족으로 최근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했다. 그를 만나 요즘 직장인들의 고민과 파이어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하와이 대저택 트위터 페이지. [사진 제공 = 트위터코리아]


-요즘 직장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요즘 세대가 부모님 세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죠. 부모님 세대가 직장생활을 하던 1980년대에만 해도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이 25%였어요. 그때는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였죠.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그걸 재테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부자가 되려면 현금이 아닌, 가치가 상승할 자산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 보니 요즘 직장인들은 전통적인 커리어 패스, 가령 승진을 한다든가 연봉을 높여 이직하는 것보다 투자나 재테크에 훨씬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워라밸을 유지하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현금을 채굴할 수 있을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파이어족이 무엇인지 알아버렸다'가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파이어족이 워낙 극소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지 못했다면, 요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일상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파이어족에 대해 알게 됐거든요. 기성세대가 책임감·조직생활·직장을 통한 자아실현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요즘 세대는 본인의 행복과 생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을 더 중시합니다. 이러한 가치관 변화가 '파이어족'이란 개념과 정확히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제가 정의하는 파이어족의 가치관은 '내 인생의 육하원칙은 내가 정한다'입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이니까요.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파이어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파이어족, 정말 가능한가요?

▷끌어당기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누구나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파이어족이 가능할까요'란 질문에 항상 "저도 해냈다는 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입니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금수저도 아니고, 사업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투자에 천부적인 감각이나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죠.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제가 파이어족이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해야겠다고 계속해서 되새기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제 마인드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입니다. 많은 분이 보통 제가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어떤 종목의 주식을 사서 언제 수익을 실현했는지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이어족을 꿈꾼다면 막연하게 꿈만 꾸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를 실천해보세요. 그렇게 단단한 마인드를 지니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시작해나가면, 장담컨대 여러분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취준생의 고민 상담도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나요.

▷취업에도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인드셋'은 재테크나 투자를 하거나, 파이어족을 꿈꾸는 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취업과 이직, 커리어에 관한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도 필요한 부분이에요. 일단 본인의 목표를 매일 소리 내어 말하고, 글로 적어보고, 머릿속으로 시각화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자소서부터 시작해 예상 질의응답 작성, 실전 면접 대비 등 세부적인 것도 준비는 해야겠죠. 굉장히 진부한 표현이지만 취업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운을 끌어당기는 건 여러분 스스로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합니다. -직장인의 몸값을 높이는 비결이 있을까요.

▷첫째는 본인 스스로 '1인 기업'이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기업이 오랫동안 수익을 창출하려면 스스로를 관리하고 계발해야 합니다. 이처럼 직장인도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하고, 이직이나 연봉 협상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기계발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로는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직장생활도 결국 이미지 경쟁이거든요. 묵묵히 일만 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딱 필요한 만큼 적당히 일하면서 그걸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직원이 고과를 잘 받고 승진도 잘합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하지 않는 건 기업으로 치면 홍보팀이 없는 것과 똑같습니다. 아직도 본인을 PR하는 것을 민망해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정작 민망해야 할 것은 홍보부서도 없이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본인 스스로가 아닐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위터를 시작한 계기가 있을지요.

▷본격적으로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할 당시,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과 제가 투자한 미국 기업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기사를 많이 찾아보고 읽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투자 정보가 기사화되기 전에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게 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거의 모든 미국 기업 CEO가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머스크는 거의 실시간으로 트윗을 하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트위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 어떤 SNS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제 인생 첫 SNS로 트위터를 시작하게 된거죠. 처음에는 저처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투자했던 이야기와 파이어족에 대한 제 생각을 트윗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고, 점차 투자 이야기 외에도 취업 준비부터 이직, 면접, 커리어 관련 이야기들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SNS를 하고 난 후 뿌듯했던 순간이 있을까요.

▷투자나 취업에서 스킬적인 부분도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핵심은 본인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은 수능 일타 강사분이 이직 문제로 고민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데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크더라고요. 상담을 마친 후 그분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뿌듯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된 분, 한 번도 면접에 합격하지 못했던 분, 10년간 계약직만 전전하신 분, 3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시간을 허비했던 분, 답답한 마음에 비행기를 타고 오프라인 클래스를 들으러 오셨던 분까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분들이 취업, 이직 등에 성공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할 때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어제까지 116명이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저에게 최종 합격 소식을 직접 알려주셨습니다. -트위터 외에 하는 SNS가 있을지요.

▷그동안 트위터만 사용해오다 지난 7월부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생 채널이지만 벌써 3000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유튜브와 트위터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트위터는 '콘텐츠 제작 시간'이 길지 않아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고, '리트윗'이라는 기능 덕분에 폴로어가 적은 이용자도 콘텐츠 내용만 좋다면 많은 이용자에게 콘텐츠가 빠르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트위터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유튜브는 이용자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콘텐츠 제작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리트윗'같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이 없어 신생 채널의 경우 필연적으로 콘텐츠 노출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콘텐츠를 올렸다고 해도, 구독자가 없으면 대부분의 이용자가 그 콘텐츠를 볼 수 없는 거죠. 그래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콘텐츠가 완성됐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큽니다. -일상 루틴이 있을지요.

▷저는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제가 원하는 삶을 말하고, 쓰고, 시각화합니다. 목표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서 하루에 1000번씩 소리 내 말하고, 그 문장을 하루에 100번씩 100일간 손으로 쓰는 거죠. 마지막으로 시각화가 가장 중요한 루틴인데요.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제가 원하는 삶을 상상해보는 일종의 '인생 미리 보기'를 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제가 원하는 인생을 한번 경험해보는 거죠. 뭐든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건 훨씬 수월하잖아요. -앞으로 목표가 있을지요.

▷'하와이 대저택'이 바로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삶의 방향을 파이어족으로 정할 때부터 아내와 함께 하와이로 이민을 가서 가족을 위한 대저택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다만 계획을 세울 때는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겼는데요. 6개월 전 저희 가족에게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랄 때까지는 원래 계획을 조금 보류할 생각입니다. 아이가 자라면 예정대로 하와이에 가 파이어족으로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고, 하기 싫은 것들은 하지 않는 인생을 살 계획입니다.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