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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 '8년 계획' 세웠는데…올림픽, 장기적 준비 절실

입력 2021/08/08 17:08
수정 2021/08/08 20:00
현정화 감독의 '올림픽 7년 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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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에서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에서 수차례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탁구의 신화다. 2020 도쿄올림픽 매일경제 자문위원으로 향후 한국 올림픽의 도전을 위해 던진 따끔한 조언을 소개한다.


탁구뿐 아니라 올림픽 종목의 모든 경기에는 변수가 많다. 4년을 준비한 결과물을 한 경기에, 딱 한 번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도전하는 선수의 실력보다는 개인 멘탈과 심리가 결과를 좌우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필요한 게 선택과 집중, 그리고 그 집중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육성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의 선전을 보면 알 수 있다. 스포츠 강국 일본의 도약은 그냥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중국과 한국이 버티고 있는 탁구에서 33년 만에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도쿄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이후 일본 스포츠계가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만 콕 집어 집중적으로 투자한 시스템의 전리품이다.

금메달 신화를 쓴 이토 미마는 개인적으로 13세 때부터 봐온 친구다. 일본 스포츠계는 이번 도쿄의 기적을 위해 10대 초반 기대주들을 잡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후부터 8년간 집중 투자해 왔다고 한다.

사실 일본 시스템 육성의 원조는 알고 보면 한국 것이다. 탁구 스타 동료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과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사실상 선수촌 생활을 했고,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당시 국가대표팀 언니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예 8년을 올인해 도쿄올림픽용 스타를 만들어 낸 일본의 과학적 시스템 육성법이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도제식으로 흘러왔던 셈이다.

탁구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배드민턴·수영·유도 등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8개년 계획'을 세워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그 결과물이 올해 도쿄올림픽 메달로 이어져 온 것이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만난 스포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국이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필요한 게 '올림픽 7개년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차기를 노리는 근시안적 투자가 아닌 차차기까지의 7년, 아니 10년 대계가 필요하다.

스포츠는 기세다. 한번 꺾이면 되돌리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 우리가 버린 시스템 육성법을 일본식으로 체화해 오히려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 일본처럼 이제는 대한민국이 과거의 시스템 선수 육성법을 21세기형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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