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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성적표? “金 못따 죄송합니다” 사라진 올림픽이라 반갑다 [올림픽 결산]

안준철 기자
입력 2021/08/09 07:42
수정 2021/08/09 08:04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했다. 대회 전 목표였던 금 7개, 종합 순위 10위 이내 달성에 미치지 못했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금메달은 양궁에서 금메달 4개, 펜싱과 체조에서 1개씩을 획득했다. 양궁 대표팀은 효도를 이어나갔다.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어 다시 한번 한국 양궁의 저력을 확인했다. 펜싱도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집한 2012 런던 대회 이래 최고의 성과를 냈다. 체조 역시 런던 대회 이래 9년 만에 금메달을 추가하고 동메달 1개를 획득해 한국의 메달 행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종주국을 자부하는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래 21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전통의 효자종목 유도 역시 2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못 따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5년 만에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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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이 8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폐회식에는 기수 전웅태를 비롯해 근대5종 선수 4명과 임원 30명 등 대한민국 선수단 34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하며 종합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은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이날 폐막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한국 체육의 위기, 엘리트 체육의 몰락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는 은메달리스트는 사라졌다. 오히려 금메달을 딴 상대 선수에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는 여유가 생겼다. 메달을 따지 못해도 나라를 잃은 것 같이 아쉬워하는 장면은 야구에서만 나왔다. 4위를 했다고 욕먹는 종목은 야구 밖에 없다.

금메달이 선수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메달 없이 4위로 마무리했어도 ‘위대한 도전’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았다. ‘배구 여제’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최종 4위로 올림픽 일정을 마쳤지만 박수를 받았다.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숙적 일본은 물론, 한 수 위 전력인 터키까지 꺾었던 원동력은 하나로 뭉친 원팀이었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도 기억에 남을 4등이다. 우상혁은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인 2m 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트랙·필드 종목에서 4위는 한국 육상 최고 성적이다. 메달을 아깝게 놓친 자리였지만 우상혁은 즐겼다. 군인 신분(상무)이라 거수 경계를 하는 장면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도전하는 스포츠인의 표본을 보여줬다.

역시 수영 다이빙의 우하람도 의미 있는 4위를 거뒀다. 우하람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를 갈아치웠다.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의 한대윤 역시 4위를 차지하며 이 종목 한국 최고 기록을 썼다.

스포츠는 도전하고, 즐기는 게 기본이다.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장면, 그리고 금메달이 아니라고 고개를 숙이는 장면은 없었다. 초라한 성적에 고개 숙이는 한국 스포츠는 더 이상 없다. 좋은 성적까지 거두면 좋겠지만,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도쿄올림픽이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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