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전문가 존윤의 비즈니스 에볼루션]비대면일수록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좋은 5가지 이유

최초입력 2020.12.30 10:48:34
최종수정 2020.12.31 15:41:58
성우 출신으로 성우 학원과 어린이 보이스(voice) 액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김 대표는 코로나로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김 대표의 서비스 중에 초등학교 학생 대상 애니메이션 더빙 프로그램이 있다. 회사에서 파견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목소리 연기를 가르친 후 유명 애니메이션에 실제 더빙을 해서 작품을 만들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수 백 개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채택될 만큼 큰 인기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방과 후 수업이 전부 중단되며 사업의 매출이 갑자기 제로가 되었다. 김 대표는 함께 일하던 선생님들도 정리하고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하던 지사들도 폐지해야 했다.


다행히 김 대표에게는 이 위기를 극복할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시대의 도래를 예상했던 김 대표는 수년에 걸쳐 수천만 원을 들여 목소리 연기 강좌를 제공하고 애니메이션 더빙도 직접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각 강좌에 맞춰 교재를 개발하고, 앱으로 교재에 붙은 큐알(QR)코드를 찍으면 앱이 자동으로 강좌와 관련 동영상을 내려받도록 설계했다. 소비자는 앱을 통해 강좌도 듣고, 애니메이션에 직접 더빙을 할 수도 있다.

▲한 어린이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만화를 보며 더빙하는 모습. 소비자 고객을 찾아야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네트워킹 활동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사진=BNI코리아 제공)



문제는 마케팅이었다. 코로나 이전까지 김 대표의 사업은 주로 비투비(B2B), 즉 회사나 초등학교 같은 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단체의 책임자와 신뢰관계를 쌓고 영업을 잘하면 최종 소비자를 설득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앱 서비스는 비투씨(B2C), 즉 소비자 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때문에 기존의 마케팅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고용해 많은 돈을 들여 마케팅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모객이 잘되지 않자 원래 내년까지 100개의 강좌를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지지부진해 겨우 열 개 정도 강좌만 개설할 수 있었다.

그때 마침 김 대표의 책을 출간했던 출판사 회사가 김 대표를 사업가들의 네트워킹 모임에 초대했다. ‘사업가들이 서로 돕는 모임인데 한 번 와 보세요.’라는 말을 들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 때문에 알던 사람도 안 만나는데 네트워킹이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일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사업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까?' 김 대표는 긴장과 설렘으로 그 모임에 참석했다. 평소에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사업가들이 서로 도와서 사업을 키우기 위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모임은 열기로 뜨거웠다. 그날 이후 김 대표는 그 네트워킹 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했다.

모임을 운영하는 단체에서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기회뿐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툴(tool)을 제공했다. 사업을 10년 넘게 해 온 김 대표였지만 지금껏 네트워킹의 힘(power)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전체 모임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개별적으로 동료 사업가들과 일대일 미팅했다. 모임이 거듭될수록 서로에 대해 호감과 신뢰가 쌓이며 각자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고 도와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그 단체가 주최한 네트워킹 행사에서 키즈(kids) 모델 선발대회를 운영하는 유 대표를 만났다. 유 대표 회사는 1,200여 명의 어린이 모델과 8,000여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을 보유하고 있어 어린이 모델뿐 아니라 그 부모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김 대표와 유 대표는 단박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유 대표는 김 대표에게 목소리 연기를 배우고 싶은 강한 요구가 있는 잠재 고객 수천 명을 바로 제공해 줄 수 있었고, 김 대표는 유 대표에게 보이스 액팅 트레이닝은 물론 자신의 성우 네트워크를 통해 키즈 모델들에게 어린이 성우로서 일할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유 대표와의 협업 덕분에 김 대표의 앱 서비스는 급속히 속도가 붙고 있으며 100개 강좌 개설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성장 중이다.

네트워킹 그룹에서 꾸준히 활동하니 이와 같은 새로운 기회들이 김 대표에게 찾아 왔다. 한 번은 새로 가입한 정 원장이라는 멤버와 일대일로 미팅을 하다 놀라운 사업 기회를 만났다. 인천의 한 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정 원장은 알고 보니 외국인 학생들을 전담하는 일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학생이 한국에 못들어와서 고민이 컸다. 대학에서는 내년에는 다시 학생을 유치해야 하는데 급히 온라인 강좌를 만들다 보니 온라인에 적합한 컨텐츠가 없어 애를 먹고 있었다. 김 대표의 서비스 얘기를 들었던 그 멤버는 애니메이션 더빙 앱을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쓰면 학생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것이라 판단했다. 이 만남 덕분에 김 대표는 외국인 학생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갑자기 접근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중심의 사업을 하던 회사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다음 5가지 이유 때문에라도 사업가들은 김 대표처럼 비즈니스 네트워킹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1.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Tap into new markets) : B2C시장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김 대표는 네트워킹을 통해 유 대표와 정 원장 같은 키맨과의 네트워킹으로 B2B 비즈니스에서 B2C 비즈니스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이나 온라인 마케팅으로 아무리 타깃팅 해서 마케팅하더라도 소비자입장에서는 대부분 소음 노이즈(noise)로 받아들인다. 내가 진입하고 싶은 마켓의 키맨과 협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2.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Bump into critical information) : 김 대표가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외국인 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교가 자신의 앱에 대해 강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3. 변화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Secure resources for change) : 변화를 위해서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자원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온라인으로 사업 전환을 할 때 앱 개발을 해 줄 믿을만한 업체와의 협업이 도움이 되었다. 많은 업체들이 앱이나 웹사이트 개발에 전문성이 있다고 홍보하지만, 실제 온라인 솔루션 개발을 정말 잘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열 개 중에 다섯 곳 이상은 돈만 날리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네트워킹을 통해 믿을만한 업체와 협업하면 내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사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4.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된다(Guard your mind) : 빠른 변화는 사업가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로 인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병에 걸리거나 가족, 직원들과의 관계가 훼손되기도 한다. 네트워킹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업가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으면 위로를 받고 용기가 생긴다. 이런 만남이 심리테라피보다 나을 수 있다.

#5. 내가 성장할 수 있다(Help transform yourself) : 내 사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사업가로서 내 자신의 수준이다. 여전히 코로나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사업이 안된다고 한탄만 하는 사업가들의 성공을 막는 것은 '사업은 사람을 직접 만나 악수하고 밥 먹고 술 마시며 친해져야 된다' 는 고정관념이다. 수 백년 동안 달리기 선수들은 1마일 (1.6 km)을 4분 이내에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믿었다. 1954년 영국의 청년 로저 배니스터가 그 벽을 깬 이후로는 그 해에만 여러 명이 4분 벽을 깼고 지금까지 1500명이 넘는 선수들이 4분 벽을 뛰어넘었다. 네트워킹을 통해 내 사업의 로저 배니스터 들과 만날 수 있다면 나를 혁신하는데 큰힘이 된다.

CNN이 현대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아버지라 인정했던 세계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킹 단체 BNI의 설립자 아이번 마이즈너 박사가 한 네트워킹 그룹을 방문했다. 당시는 불경기로 대부분의 사업이 어려운 때라 모여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사업이 힘든지 성토 중이었다. 그런데 유독 한 명만 활기찬 얼굴로 박사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사업은 어떻습니까?" 라고 박사가 묻자 "저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데 사업을 했던 지난 10년 중에 올 해가 최고예요." "부동산 중개업도 불황 때문에 어렵다고 들었는데요?" 의아해서 묻는 박사에게 그 사업가는 "궁금하시죠? 이게 제 비결입니다."라며 가슴에 단 배지 하나를 보여 주었다. 그 배지에는 "나는 불황에 동참하기를 거부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새겨 있었다.

그렇다. 아무리 코로나로 사업이 어려워도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내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오늘부터 "나는 코로나에 굴복하기를 거부합니다!" 라고 마음에 새기자. 네트워킹으로 멋진 사업가들과 만나고 대단한 기회들을 발견하자. 당신은 반드시 이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다.

성공하고 행복하기 위해 오늘도 진화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존윤(협업전문가, BNI 코리아 대표, 뉴욕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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