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3색(3國3色)의 코로나 백신 접종

최초입력 2021.01.06 13:46:22
최종수정 2021.01.06 18:17:37
코로나 19에서 벗어나는 탈출구가 백신이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와 접종이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 백신 확보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었다고 해서 여론의 몰매를 맞았는데 이미 코로나 백신을 확보한 국가들의 접종 실태를 들여다보면 나라마다 제 각각이어서 우리가 참고해야할 점들이 눈에 띈다.

먼저 일본. 한마디로 말해 남이 건넌 돌다리도 안전한지 다시 두드려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말 미국 화이자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18일에는 화이자가 일본 후생노동성에 백신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통상 1년쯤 걸리는 심사기간을 대폭 줄이기로 해 2월말 화이자 백신을 승인할 계획이고 승인 즉시 신속히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백신 확보 후 접종 시까지 7개월쯤 걸린 셈이다. 일본 내에서 절차 진행이 너무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후생노동성은 백신 사용 승인을 위해 별도의 일본 내 임상시험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더나 임상 시험은 아직 시작도 안 했고, 화이자를 제외하곤 사용 승인을 신청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중국. 다리가 안전한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지만 나라에서 만든거니까 믿고 그냥 건너는 모양새다. 전형적인 사회주의 국가 스타일이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수도 베이징과 산둥성 등에서 자체 개발한 시노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31일 시노팜 코로나 백신의 예방 효과가 79.34%에 달한다며 조건부 승인을 했고 이에 따라 각 지방 정부에서는 냉동식품 검역 종사자, 하역 운반원, 교통 운수업 종사자, 의료진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주도로 백신 접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관심사는 미국. 엄청난 돈을 들여 다리를 만들어놨는데 국가를 믿고 건너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음모론 등에 빠져있거나 반신반의하면서 건너지 않는 사람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19 백신 확보와 신속한 접종을 위해 국가 차원의 특별팀까지 구성했는데도 불구하고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이다. 백신 접종이 세계에서 가장 빨랐음에도 미국의 접종자 숫자는 인구 100명당 1.4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연말까지 2천만 명 접종 목표를 세웠는데 실제 접종율은 30.2%에 그쳤다. 미국 NBC 방송에서는 지금 속도라면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인구 80% 이상 접종에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탄할 정도다. 미국이 백신을 확보했지만 정작 접종이 더딘 것은 ▲ 보관·유통의 문제 ▲ 대량 접종할 사회 인프라 부족 ▲ 백신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일본, 중국, 미국 등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 실태와 문제점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우리나라도 2월 말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텐데 백신 확보 과정에서는 논란이 많았지만 접종에 있어서는 철저히 준비해 혼선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만일 백신 접종과정에서 실수나 문제가 드러나면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시스템이 또 다시 거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질병관리청 등 정부에서도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백신 접종 계획을 잘 수립하겠지만 그 과정에 다음과 같은 원칙과 기준을 반영하면 좋을 것이다.

1. 안전성

코로나 19를 예방을 위해 맞는 백신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이는 여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완벽한 백신은 있을 수 없고, 아직까지는 우리가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수입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백신의 안전성은 우리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일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과 더불어 실시 초기부터 면밀한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부작용 발생 유무와 대처에 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신속히 제공해주어야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고 백신 접종을 맞으러 갈 것이다.

2. 투명성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 19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를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거나 편법을 사용해 끼어드는 사례가 발견돼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 우선 순위 분야와 대상자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편법이나 예외가 개재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여론의 감시가 작동되도록 하면 논란의 소지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3. 명료성

그간 코로나 19 대응 과정에서 기준과 원칙이 모호하고 형평이 맞지 않아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백신 접종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어서는 곤란하다. 백신 접종 개시 시점에 코로나 19 확산이 수그러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만일 그 때까지 코로나 19 확산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불안과 민감함이 한층 증대되고 백신에 대한 관심도 더욱 고조될 것이다. 백신접종에 있어서는 모호함이 없도록 최대한 명료한 기준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좋을 것이다.

4.국민 참여

백신 접종의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데 있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해 국민들에게 통보하듯이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정부도 나름 계획이 있겠지만,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 함께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백신 접종 실행 계획을 짜면 좋을 것이다. 정부도 자문위원회를 가동하겠지만 전문가들은 자칫 전문가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일반 시민도 자문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정부나 전문가집단이 놓치는 중요 포인트를 미리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5.시뮬레이션

미국 등 타국의 사례를 보면 실제 백신 접종과정에서 여러 문제로 계획대비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다양한 유형의 백신이 도입될 텐데 백신 도입 전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상황을 가정해서 접종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문제점을 사전에 체크하면 비록 백신 확보는 늦었더라도 접종에서만큼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유재웅 우버객원필진(을지대학교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신문방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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