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보다 더 실감나는 손흥민의 코리안 월드 클라쓰`

최초입력 2021.01.04 10:06:55
최종수정 2021.01.05 09:31:12

사진 출처: 연합 뉴스



우리가 유럽 주요 도시의 미술관에 가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조각 상들의 주인공들이 있다. 유럽 역사 기준에서 보자면, 기원전 2000년 전 즉 약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오는 그리스 영웅들이다. 호모의 서사시 일리아드 오딧세이에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율리시즈부터 그리스 비극에서 스핑크스를 지혜로 굴복시키는 청년 오이디푸스 .

그리고 히브리 역사로 가면 소년 영웅 다비드. 모두가 8등신의 균형 잡힌 몸에 힘있어 보이는 근육 그리고 지혜로워 보이고 총기 있는 눈망울을 가졌다.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슬쩍 본 그 조각 상들을 실제 현지에서 보았을 때 느낀 것은 그야말로 경외감과 그에 따르는 열등감이다. 유럽 역사를 지탱해온 인간성과 인간다움에 대한 찬미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그 멋진 놈(?)들의 조각 상들이 주는 위압감은 나에게 늘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왜 우리에겐 그리스 영웅 같은 멋진 형상 물이나 조각상이 없는 거지' 라는 의문 말이다. 그림이나 조각 그리고 어떤 건축물에도 인간을 멋지게 묘사해 놓은 유물이 한국 고대 미술품에는 좀처럼 없다. 미안한 말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그냥 초라해 보이고 조악해 보이는 빛 바랜 조각들 몇 개가 전부인 느낌. 난 늘 이게 불만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런 나의 유치하지만 사실인 이 열등감을 깨끗이 날려주고 있다. BTS의 소년들이 주는 다비드 상을 연상케 하는 그 현란한 잘 생김과 지적이며 철학적 가사로 구성된 노래 그리고 현대 무용을 연상하게 하는 그 세련된 춤. 처음 그것을 봤을 때 난 나도 모르게 외쳤다. '바로 저거야!' 우리가 소위 다윗이라고 알고 있는 피렌체 갤러리 델 아카데미아에 우뚝 서있는 다비드 상을 능가하는 저 모습에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너무나도 벅찬 소름이 끼쳤었다.

하지만 좋은 일은 한번 오지 않고 연달아 온다고 했던가. 그 멋졌던 7 명의 젊은 다비드들보다 더 실감나게 한국의 월드 클라쓰를 느끼게 해준 '멋진 그 놈'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미스터 쏜'이다. 중국의 고서라고 하는 삼국지 위지 동이 전에도 한국인은 '음주 가무'에 능하다고 했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엔터테인먼트 쪽은 그 때부터 워낙 타고 났다는 얘기다. 하지만 스포츠로 가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특히 요즘 잘 나가는 골프나 야구로 가면 한국인이 어느 정도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몸과 몸이 대치하는 접근전이 없는 종목이니 말이다. 하지만 축구는 어떤가.

나도 예전 젊은 시절 군대에서 축구(군데스리가라고도 한다. 워커발로 공이 아닌 그냥 정강이를 걷어 차도 파울이 아닌 수준의 축구) 좀 해본 경험으로 말하지만 그야말로 축구는 뼈와 살이 얽혀 튀는 육체적 힘과 정신력 그리고 지적 전략의 난타전이다. 칼과 창만 들면, 이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영웅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 그 자체인 극강의 생존 게임인 것이다.

40년도 더 전에 차붐이 그런 역활을 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마치 어쩌다 한 번 내린 동아줄처럼 거짓말 같이.. 그 이후 어느 누구도 그런 스토리를 다시 만드는 이가 없었다. 그 전설을 BTS보다 더 실감나게 한국인의 완전한 자부심으로 재실현시켜준 게 바로 우리의 손흥민이다.

요즘 한국인 가장 열광하는 단어가 바로 '클라쓰'가 아닌가. 그것도 월드 클라쓰. 6.25 전쟁 이후 단 몇 십 년 만에 세계적 반열에 오른 경제력과 요즘 일본까지 능가한다고 밀덕(밀리터리 덕후) 유튜버들이 난리인 군사력까지. BTS와 봉준호가 2000년 전 중국 고서에서 조차 인정해준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클라쓰를 만들어 준지 얼마 안되어 완전한 한국인의 정신력과 육체적 힘 거기에 여유까지 곁들인 소년 같은 미소까지. 정말이지 한국인 그 자체를 월드 클라쓰로 올려주고 있는 '미스터 쏜'이다.

난 미스터 쏜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요즘 문득 한국,한국인의 클라쓰가 정말 어디까지 이를 지가 매우 궁금해 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 내게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들게 한 멋진 남자. 생큐 미스터 쏜!

정민우 우버객원기자 [듀오 회원관리부 총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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