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공인인증서와 비대면 본인인증 시장 춘추전국시대

최초입력 2020.07.08 14:52:40
최종수정 2020.07.08 17:18:01

출처 : Clipartkorea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21년 만에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다. 1999년 도입된 이래 온라인에서 본인을 확인하거나 문서의 위•변조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공인인증서는 국내에서 금융서비스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할 때 반드시 필요한 인증방식이다. 그동안 공인인증서는 개인에게 보안 책임과 주기적 갱신 등 관리의무까지 전가하여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짐에 따라 앞으로는 간편 비밀번호, 생체인증 등 다양한 인증수단이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짐과 동시에 곧 인증서비스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직접 인증 방법을 선택하게 되면서 사업자의 고객 확보전략도 함께 변화할 것이다. 고객의 편의성과 본인인증의 신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소비 트렌드의 확대로 빠르게 성장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종 신원인증서비스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된다.

비대면 본인인증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각종 해킹 및 신분증 위변조로 인한 사건•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편의성과 보안성은 반비례한다.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작정 강력한 보안장치를 도입할 수도 없다. 높아진 보안 수준으로 겪는 불편함은 결국 고객 이탈로 이어질 것이다. 핵심은 다중 인증시스템을 도입하여 더욱 촘촘한 보안망을 구축하는 것에 있다.

해외의 경우 대부분의 본인인증은 간단한 사용자 정보와 비밀번호 설정 등으로 진행된다. 고객의 거래 내용과 행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추가적인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본인인증의 불편함이 크게 개선되고 보안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사업자가 지게 되는 이 변화는 시장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비대면 본인인증의 보안을 책임지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업자가 새로운 신원인증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확인하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적절한 고객 보상장치를 마련해야만 한다. 간편해진 본인 확인 절차와 소비자 책임감소는 더 많은 고객유치로 이어질 것이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새로운 본인인증 수단으로는 금융회사나 통신사의 전자인증과 생체정보를 이용하는 바이오 인증이 떠오르고 있다.

금융회사 및 통신사 전자 인증

금융회사나 통신사의 전자인증은 기존 계좌번호, 통신사 회원가입시 진행했던 실명확인 정보를 이용하여 신원을 확인한다. 고객의 휴대전화 명의를 일차적으로 인증하고 이후 기기인증이 진행된다. 네이버, 비바리퍼블리카와 같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던 사업자들도 신원인증업체와 제휴를 맺어 기존 서비스와 연계된 인증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바이오 인증

바이오 인증은 고객의 안면, 손바닥 정맥, 지문, 목소리 등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인증의 특성상 복제가 어렵고 해킹 등의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훨씬 빠르고 확실한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개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예금 거래 기본 약관’은 '생체 인증 등을 거쳐 예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생체 인증으로 본인 확인절차를 완료하고 예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바이오 인증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손바닥 정맥을 활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상통화로 진행되었던 신규 고객 인증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안면인증 솔루션을 도입하여 영업시간 외 시간에도 신분증 사진과 얼굴 영상 촬영으로 본인인증을 지원한다.

수많은 업체가 비대면 본인인증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한 플랫폼이 수십 가지의 인증방식을 지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혼란한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업자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소비자 편의성과 신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이다.

[강혜빈 아르고스 KYC AML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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