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인력난 미국투자이민으로 해결하나

최초입력 2022.02.03 13:35:01
최종수정 2022.02.04 08:38:18
[김민경의 美썰] '바이든플레이션'이라는 시사용어가 있다.

민주당의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부양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물가 급등을 뜻하는 단어다. 지난해부터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호되게 비판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생겼다. 사실 미국 물가는 40년 만의 최고치였다.
현재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려고 올해로 설립된 지 108년 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고통과 더불어 미국 전역이 노동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불어닥친 인력난에다 트럭 운전자와 항구 인력 부족으로 물류대란이 지속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주정부는 물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물류 정상화 시기는 빨라야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예전에 비해 식당에서의 팁이 2배 이상 올랐어도 서비스 종사자들은 일터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

펜데믹 이전에 보통 외식을 하면 팁이 10~15%에서 현재 20~25%로 올라갔다. 미국을 포함한 지구촌을 전방위로 공습하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못지않게 인력난 파장이 갈수록 심각하다.

이런 움직임 때문인지 미국에선 항구와 트럭 운전 인력, 식당의 서비스 인력을 충원하는 해법으로 이민자들을 적극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지난해 말부터 급속도로 고개를 든다.

“더 많이 뽑은 것 못지않게 많이 나갔다.” 지난해 미국의 노동시장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지난 1일 미국 연방 노동부는 지난해 새로운 일자리에 취업한 직장인은 모두 7530만 명인 반면 퇴직자는 689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중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는 소위 자발적 퇴직자 수는 4740만 명이나 된다.

인력난과 더불어 미국 경제에 닥친 공급망 훼손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고 상품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산업 현장의 분석 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는 공급망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점친다.

최근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며 수입품 소비 수요가 급증한다. 펜데믹 동안 외식, 여행, 레저에 대한 소비 억제가 미국인들로 하여금 온라인 쇼핑을 부추기면서 물류 시스템에 과부하가 생긴 것이다.

수입물품이 항구에 도착해도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공급망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서 8월 사이 LA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수입된 화물량은 약 689만TRU.

2019년 대비 23%, 2020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일을 일시적으로 그만둔 해운이나 하역 분야 근로자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운송을 기다리는 화물이 산처럼 쌓이는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인류 최후의 전쟁이란 뜻의 아마겟돈을 합친 단어)’ 사태가 계속된다. 미국 서부해안의 '부두노동조합ILWU(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에는 약 1만5000명이 소속돼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아직 많은 노동자가 복귀하지 않아 골치가 아프다.

해운이나 하역 분야 외국인 근로자들이 트럼프 정부 때 국경 폐쇄 등 강력한 이민 정책으로 본국으로 돌아간 것도 직접적인 원인이다. 주요 항구뿐만 아니라 미국 대륙에서의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하다.

실제 트럭 운전사들은 매우 자주 이직을 하는데 2020년 4분기 이직률은 무려 90% 이상을 기록했다. 트럭 부족으로 인해 화물을 수송할 수 없어 컨테이너가 부두에 쌓이는 상황이다.

미국 트럭운전사협회에 따르면 미국 물류의 약 72%가 트럭으로 소화되기에 약 8만 명의 운전사가 필요하다.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와 리프트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다.

우버와 리프트의 지난해 요금은 2020년에 비해 40% 상승했다.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는 자동차와 운전면허증 외에 별다른 요건이 필요치 않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종이다.

실제로 필자가 캘리포니아에서 자주 이용한 우버 드라이버들은 대부분 인도나 방글라데시 혹은 필리핀에서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미국의 인력난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바이든 정부의 지나친 실업 급여 대책 때문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월가에서 알아주는 통화 금융 전문가이자 금융 베테랑인 제임스 리카즈는 최근 '데일리 레코닝'에 게재한 칼럼에서 알 수 있다.

“미국 실업자들에게는 평균 주당 334달러의 정기 실업급여 외에 주당 300달러를 추가로 얹어주는 혜택이 가동된다. 보육세, 저소득층 세액 공제, 오바마 케어까지 더하면 실업자들이 한해 4만 달러를 챙기는 게 어렵지 않다.”

실업자들이 받을 수 있는 연간 4만 달러는 맥도널드·월마트 1년 급여액(최저 시급) 3만2000달러보다 높다. 리카즈는 “당연히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려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집에 있는 걸 선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력난에 처한 기업들은 비상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임금을 올려도 직원을 구하지 못한 음식점과 술집은 영업일이나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서비스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서비스 품질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된다. 실제 호텔들은 예전 기본으로 제공하던 조식 뷔페를 없애거나 객실 청소 중단 등 서비스 수준을 낮춘다.

계산대 직원을 못 구한 소매 유통 업체들은 셀프 계산대를 잇따라 설치한다. 고객들이 스스로 주문하도록 태블릿 배치 등 노동력 대체를 위해 IT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도 증가한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일터로 돌아오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 지원을 한다.

이 지원금은 직접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렌트비 지원, 모기지 지원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근무환경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는 미국의 서비스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고 물가 상승과 직결된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는 임시 예산안으로 운영된다. 물가 상승과 현 경제 상황은 의회가 2월 18일로 미뤄 놓은 예산안 통과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모자란 노동인구는 예산안 통과뿐만 아니라 이민정책 완화로 외국인 노동자의 공급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미국 내 한인 인구는 190만8000명에 달한다. 그런데 2020 회계연도에 발급된 EB-5 비자의 한국 투자자 비중은 4.2%로 2019 회계연도에 비해 3.1% 줄어들었다.

바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자 처리 지연이 이러한 경기 침체를 설명하는 징표다. 미국투자이민에 적극적인 한국이 언제 투자를 본격화할지 관심을 끈다.

미국법률센터(The American Legal Center) 분석에 따르면 3월이나 그 이전 연방예산과 더불어 미국투자이민(EB-5) 지역센터 프로그램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비영리 산업무역협회인 IIIUSA(Invest In the USA)도 EB-5 지역센터 프로그램의 재허가 작업이 의회에서 현재 상당한 진전이 있으며 이 달 중 EB-5 프로그램 재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투자이민 법안을 주도하는 의원인 아이오와주의 척 그래슬리(Chuck Grassley)와 패트릭 레이히(Patrick Leahy) 상원의원은 중단된 EB-5의 재인가를 강력하게 추진한다.

그래슬리 상원의원실 보좌관들은 "우리는 투자이민 시장에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변호사, 로비스트들과 부지런히 소통해 왔다”라며 “지난 21년간 의회 기록을 바탕으로 보면 2022년 1분기 내에 재개가 확실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의 전문 기자들은 “의회가 늦어도 상반기 중에 그동안 중단된 미국투자이민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어떤 식이든 합의해서 처리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낸다.

이런 움직임에 비추어 그동안 멈춘 '미국투자이민 리저널센터 프로그램' 또한 2월 18일 전후로 예산안과 함께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정가와 이민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기다리던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이 재개되길 기대한다.

[김민경 우버인사이트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